살인 및 살인예비 등 혐의 적용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을 벌인 최원종(22)은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정신질환을 앓다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를 제외하고 연락하는 지인이나 친구가 한 명도 없던 최원종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테러를 저지르는 이른바 '외로운 늑대'의 전형적인 사례로 추측된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9일 분당경찰서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가 결과를 발표했다. 최원종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다.
최원종이 범행을 결심한 건 지난달 31일이다. 그러곤 1일 혼자 살던 원룸에서 나와 부모가 살고 있는 분당 본가로 들어갔다.
2일에는 본가 인근 대형마트에서 흉기 두 점을 구매해 범행장소인 서현역 주변을 서성댔다. 이때 범행을 하려고 했으나 무서운 생각이 들어 그만뒀다고 한다.
다음날인 3일 오후 5시 35분께 분당 본가에서 모친 명의 자동차를 타고 서현역 AK플라자 백화점으로 향했다. 약 20분 뒤 그대로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5명을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차에서 내린 최원종은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고 9명이 다쳤다. 그러다 갑자기 범행을 멈추고 백화점 밖으로 나갔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자동차 테러 범행부터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10분도 채 되지 않는다. 흉기 난동을 벌인 시간은 2분 남짓이다.
최원종은 체포 직후부터 줄곧 "나를 스토킹하는 집단이 있다" "세상에 스토킹 집단을 알려야 한다" "경찰이 스토킹 집단을 수사할 수 있게 범행을 저질렀다"며 횡설수설하고 있다.
최원종은 전과는 없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대인기피증으로 분당구 한 고등학교를 1학년 때 자퇴했으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병원 2곳에서 지속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2020년 조현병 직전 단계인 조현성 인격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최근 3년간 치료를 거부해 진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를 거부한 이유는 효과가 없다는 자의적인 판단에서다.
최원종은 가끔 부모와 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통화했지만 친구는 물론이고 친형과도 일체 연락하지 않았다. 사적인 통화나 카카오톡 및 문자메시지 기록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동을 한 사실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총 14건의 글을 올렸다. 같은 기간 지인이나 친구의 연락은 없었다.
최원종의 범행은 사회적 고립으로 정신질환이 악화된 상태에서 미국이나 서유럽처럼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전형적인 '외로운 늑대형' 범죄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최원종이 범행 직전으로 돌아가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며 "피해자 중에서 스토킹 집단 구성원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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