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확인된 허위 서명 실제로는 5명에 불과
정의당 "서명 오류 이유로 겁박, 옹졸의 극치"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대구시가 최근 시민사회단체 중심으로 청구된 8건의 정책토론 청구 서명에서 다수의 '명의 모용'이 확인돼 경찰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시는 8건의 정책토론 청구 중 1건만 수용하고 나머지는 별다른 이유없이 기각해 비판을 받아왔다.
대구시는 11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시민단체 정책토론 청구인 서명부 자체 조사 결과 중복서명, 기재 오류, 주소지 불일치 등이 다수 확인됐고 의심사례 49건 중 5건이 최종 명의 모용(도용)으로 확인돼 위법 사항을 수사기관에 의뢰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3단계에 걸쳐 서명부를 검증했다. 우선 1단계에서 주소, 성명 및 기재 사실 불명확 사례 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건이 전체 16.4%인 1125명 확인됐고, 1명이 8개 안건에 대해 반복적으로 서명한 경우가 49%인 3578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2단계에서는 서명부상 주소지에 실제 살고 있는지 확인 결과 13.2%인 972명이 '가짜 주소지'로 드러났다.
마지막 3단계에선 1635명에게 우편을 보내 실제 본인이 서명했는지 검증해 5명이 최종적으로 '명의 모용'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대구시가 강조한 무더기 불법 허위 서명은 실제로는 5명에 불과하다. 1단계에서 확인된 중복 서명에 대해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중복 서명이) 금지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2단계의 가짜 주소지의 경우 오기 등 단순착오의 가능성도 있고 서명인이 정보를 허위로 쓰더라도 서명을 받는 이들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시민단체가 청구인 기준 300명보다 2~3배 많은 서명을 받은 이유도 서명부 오류로 인해 청구 인원의 부족을 염려해서다.
또한 대구시도 7건의 정책토론을 미결정한 이유도 서명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정책토론청구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떼법 근절 차원에서 일부 시민단체가 청구한 정책토론회 개최 서명 명부의 진위를 자체 조사해 본 결과 청구인 7310명 중 1635명만 서명한 사실이 확인돼 1건만 수용하고 나머지는 기각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어 "이는 참여 민주주의가 아니라 고의적인 행정방해 사례로 추정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책토론 청구) 거부 사유 밝히라니까 '서명 오류' 이유로 서명자 겁박하는 대구시, 옹졸함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기획조정실 직원 30여명이 2개월 반 이상 여기에 다 달려들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면서 "지자체에서 기획조정실은 '머리'로 통한다. 그런데 전 직원이 '서명 오류' 잡아내는 데 올인했다고 하니 요즘 대구시가 한가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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