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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조대도 못 구한 경산 학대 유기견…60대 여성이 구조

  • 전국 | 2023-07-03 16:00

철사에 목과 허리 묶인 채 말라가던 유기견 

(왼쪽) 구조 당시 유기견의 목에서 피가 나고 있다. (오른쪽) 경산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유기견. /독자제공
(왼쪽) 구조 당시 유기견의 목에서 피가 나고 있다. (오른쪽) 경산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유기견. /독자제공

[더팩트ㅣ경산=김채은 기자] 경북 경산에서 철사에 묶인 강아지를 구조한 60대 이영희씨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경산시 캣맘 모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경산시 하양읍에서 철사에 몸이 감긴 유기견을 주민 이영희(62·여)씨가 구조했다.

해당 강아지는 지난 4월쯤부터 목과 허리 부분이 철사에 감긴 상태로 하양읍 일대를 떠돌고 있던 상태였다. 이마 부분도 상처가 나 괴사가 진행되고 있어 구조가 시급했다. 119구조대에 두 차례 요청을 했지만, 겁에 질린 강아지가 도망가 버리면서 결국 구조에 실패했다.

이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본 이영희씨는 용기를 내 직접 구조를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20년 동안 캣맘 모임에서 활동하며 길고양이들을 구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강아지에게 천천히 접근했고, 마침내 구조에 성공했다.

이씨는 "철사가 목을 파고들고 있는 모습이 끔찍하고 눈 뜨고는 볼 수 없어 하루하루 괴로웠다"며 "한눈에 보기에도 상태가 심각해 서둘러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동물병원에서도 강아지가 지금까지 고통을 참고 버틴 것이 대단하고 안타깝다며 탄식했다.

'깜순이'가 수술 후 이영희 씨 집에서 회복을 하고 있다./독자제공
'깜순이'가 수술 후 이영희 씨 집에서 회복을 하고 있다./독자제공

지난달 21일 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뒤 입양처를 찾던 중 처음 강아지를 발견한 주민이 입양 의사를 밝혀왔다. '깜순이'라는 새로운 이름도 생겼다. 현재 이씨의 집에서 요양을 하고 있으며 생기를 되찾고 있다. 수술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면 새로운 가족의 품으로 갈 예정이다.

이씨는 "깜순이가 새로운 가족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길 바란다"며 "끔찍한 동물학대가 자행되는 현 상황에서 동물보호법 강화는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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