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사회 "정당 및 정치인 특혜…행안부가 개정안 마련해야"
[더팩트ㅣ인천= 김재경기자] 행정안전부(행안부)가 대법원에 제소한 인천시의 옥외광고물 조례 개정과 관련 인천시민사회가 비난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는 행안부의 대법원 제소는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국민의 평등권이 우선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22일 행안부, 인천시, 인천시민사회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 8일 ‘인천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공포했다.
시가 공포한 개정 조례에는 △정당 현수막이라도 지정 게시 대에만 게시 △지정 게시대에 게시하는 경우에도 현수막의 개수는 공직선거법에 따른 국회의원 선거구별 4개 이하 △현수막에 혐오·비방의 내용이 없을 것 등 3가지 내용이 담겼다.
무분별하게 개첩된 정당 펼침막이 시민의 생활환경과 안전 등을 저해 한다는 이유로 시 조례를 개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행안부는 지난 15일 정당 펼침막 설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인천시 조례가 상위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제소했다.
행안부가 주장하고 있는 상위법은 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으로 국회의원, 지역 당협위원장 등은 별도의 신고나 허가 등 제한 없이 어떠한 크기나 어떠한 형태로, 언제나 아무 곳이나 게시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은 아무 곳에 수량 제한 없이 펼침막을 개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일반 시민이 펼침막을 개첩할 때는 반드시 행정 관청에 신고하고 개첩해야 하나 정당 및 정치인은 이 같은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법 앞의 평등'과 정면 배치(背馳) 된다.
헌법 제11조를 보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이나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 대로라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나 행안부가 주장하고 있는 상위법(옥외광고물법)을 보면 일반 국민들은 차별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다.
펼침막을 개첩하려면 행정 관청에 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당 또는 정치인의 특혜로 밖에 해석이 안 되는 대목이다.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장은 "정당이나 정치인은 아무 곳에 펼침막을 개첩해도 법에 저촉되지 않고 시민들이 아무 곳에 펼침막을 개첩하면 행정처분을 받는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정면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선거기간도 아닌데 정당 및 정치인이 무작위로 펼침막을 개첩하게 되면 사전 선거운동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개수 제한 없이 정치인이 펼침막을 개첩하게 되면 시민 안전에 노출될 것이며 또한 국민의 평등권 침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행안부는 대법원 소원 등 재요구가 능사가 아니라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정복 시장은 전국적으로 난립하고 있는 정당 현수막 문제 관련,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유 시장은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린 ‘제56차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시민의 안전을 저해하고 도시미관을 해치는 정당 현수막 문제는 지역과 정파를 초월하는 문제"라며 "시민의 권리 보장과 행복한 삶을 위해 지방정부가 힘을 모아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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