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온전치 못한 심리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여"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잠든 내연남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5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2년 감형됐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52·여)씨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19일 새벽 6시쯤 내연남 B(당시 67)씨가 잠든 사이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범행 직후 A씨는 스스로 자해하기도 했다.
같은 직장에서 내연관계를 유지하던 이들은 지난해 6월쯤 직장 동료에게 내연관계를 의심받게 되자 B씨가 돌연 이별을 통보했고, A씨는 이별에 대한 불안감과 분노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고, 안구 적출과 폐 손상 등으로 영구 장애가 생겼다.
1심 재판부는 "흉기의 종류와 살상력, 상해 부위 등을 고려할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잘못을 회피하는 점 등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며, 검찰은 원심에서 기각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다시 청구했다.
A씨는 재판에서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가족을 떠나고 아버지의 무관심 속에 자라면서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정신적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다"며 "이별이라는 현실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인식하게 되면서 강박과 불안감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사랑을 갈구하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B씨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과 B씨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지만 집행유예를 초과한 전력이 없는 점, 정신병원에서 치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 온전치 못한 심리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형 집행 종료 후 3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신중할 필요성이 있어 청구를 기각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2010년에도 이별을 통보하는 내연남의 집에 방화를 저질러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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