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회계책임자 잘못했더라도 그 결과까지 용인하겠다는 것과 같아"
[더팩트 | 천안=김아영 기자] 지난해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허위로 재산신고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행금 충남 천안시의원이 벌금 90만 원을 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서 벗어났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한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천안시의원 출마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 신고를 하면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실제 매입가가 아닌 공시지가로 기재하고, 본인 채무를 전부 기재하지 않아 허위재산 내역이 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시되도록 한 혐의다.
김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회계책임자 A씨가 재산신고서를 대신 작성하면서 실수로 누락해 고의나 당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선거 당시 3선에 도전하는 현역 의원으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공직자 재산등록을 해왔고, 자신의 보유 현황을 파악해서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을 것"이라며 "신고 내역의 표지만 봤더라도 충분히 잘못된 내용을 알 수 있었을텐데 검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선거 후보의 회계책임자였던 A씨에게 등록마감일 하루 전날 작성하도록 하면서 객관적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A씨가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까지 용인하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재산에 관한 정보는 청렴성을 평가하는 정보로, 피고인은 허위 재산을 공표해 유권자의 공정성을 해했다"며 "다만 허위 재산신고를 인정하고 있고,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재판 직후 김 의원은 "회계책임자가 잘못을 인정했는데도 유죄로 인정돼 억울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지금처럼 의정생활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항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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