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버린 동거녀 태도 때문에'…25년 운영한 사찰에 불지른 주지스님

"너무 억울하다" 눈물의 선처 탄원

3월 10일 오전 3시 43분쯤 청도군 이서면의 한 주택과 사찰에서 불이 나 진화 중이다./경북소방본부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법원이 사찰에 방화를 저지른 70대 주지스님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 기소된 A(76)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5년전 경북 청도군에 한 사찰을 세운 뒤 주지로 지내던 중 지난 3월 10일 새벽 3시 43분쯤 법당에 파라핀 용액을 뿌린 뒤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붙여 소방서 추산 2500만원 상당의 건조물을 태운 혐의다.

범행 동기는 사실혼 관계로 있던 여성 B씨가 지난 2021년 사찰 건물과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뒤부터 자신을 홀대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주거로 사용하는 사찰에 불을 질러 건물 4동을 모두 태운 점 등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결심공판에서 A씨는 "B씨로부터 재산을 넘겨달라는 부탁을 여러 차례 받아 결국 재산을 넘겨줬고, 그 후로 행동이 180도로 변했다"며 "마을주민을 데리고 와 나를 폭행하자 너무 분하고 억울했다"고 선처를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상당한 재산피해가 발생한 데다 주변 집이나 산으로 불이 번질 위험성도 있었던 점,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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