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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도의회 '예산전쟁'…추경 예산 430억 삭감

  • 전국 | 2023-05-16 17:58

송악산 예산 삭감 놓고 정면 충돌…"도의회 심의·의결압박" 유감 표명

송악산.
송악산.

[더팩트ㅣ제주=허성찬 기자] 송악산 사유지 매입 예산 삭감을 놓고 정면 충돌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갈등이 결국 예산전쟁으로 발발했다.

도의회 각 상임위에서 삭감된 추경예산 규모는 모두 430억9100여만원. 아직 예결위 심사 및 본회의가 남아있기는 하나 추경 예산안 증액이 4128억원임을 감안할때 10%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경호)는 16일 제1차 회의를 통해 올해 제1회 제주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각 상임위별로 제출된 계수조정 결과를 보면 △행정자치위원회 156억8000만원 감액 △보건복지안전위원회 71억2100만원 감액 △문화관광체육위원회 59억5000만원 감액 △환경도시위원회 109억4000만원 감액 △농수축경제위원회 34억2000만원 감액 등이다.

이같은 감액에는 송악산 사유지 매입을 둘러싼 제주도의 반응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12일 제416회 임시회 제2차 회의를 속개한 뒤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마라도해양도립공원 육상부(송악산) 내 사유지 매입' 등 2건의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보류했다.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 무산에 따라 중국계 자본인 신해원 등이 소유한 사유지를 매입하기 위한 예산으로 소요 지방비 571억원 중 151억원이 추경에 편성됐었다.

심사보류에 제주도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받아들여 마라도해양도립공원 확대 지정을 추진했으며, 도와 투자자간 합의서를 체결한 사안이다. 향후 사유재산권 행사, 국제소송 제기 등 파장이 클 것이다"며 "사유지에는 송악산 주차장, 올레길, 진입로 등이 포함돼 사유재산권 행사 시 지역주민 및 관광객 통행 제한 등 불편과 함께 경관 사유화가 우려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같은 유감 표명에 도의회는 심의·의결권에 대한 압박으로 규정했다.

양경호 위원장은 예산안 심사 돌입에 앞서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그 어느때보다 대의기관인 도의회와의 소통이 부재했다"며 "언론 브리핑까지 하며 도의회 심의·의결 과정을 압박, 도의회 고유 권한마저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의회의 기능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의회 예결위는 18일까지 추경예산안을 심의한 뒤 의결하면, 오는 19일 제2차 본회의를 통해 확정된다.

forthe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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