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문화유산인 고인돌 알릴 전시관 조차 없어
현장은 황량한 벌판에 몽고텐트 수십 개만 덩그러니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구복규 화순군수는 지난 2월 9일 군의회 현장방문에 함께해 직접 고인돌 사계절 축제의 청사진을 브리핑했다.
구 군수는 당시 "화순 고인돌축제의 세계화를 기대하라"고 말할 정도로 축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고인돌축제에 들어간 예산은 모두 12억원이다. 하지만 27일 둘러본 축제 현장은 황량한 벌판에 몽고텐트 수십 개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고 축제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평일이라곤 하지만 관람객보다 텐트를 지키는 사람 수가 많았고, 관람객이 없다 보니 행사 관계자들은 무료한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또한 주차장 입구에 자리를 잡고 케밥과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를 파는 외국인 상인은 손님이 없어 망연자실한 표정만 지었다.
화순의 한 연합체에서 참여했다는 이모씨는 취재진의 '축제에 사람이 없다'라는 말에 "매일 똑같은 상황"이라며 "그래도 주말에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화순군은 고인돌축제 홍보를 위해서 개막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개막식에는 가수 임창정을 비롯해 김호중, 코요테, 하이키, 한혜진, 다나카 등 십여 명의 연예인을 불렀다. 행사 관계자는 "김호중을 부르는 데만 대략 6000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식뿐만 아니라 부대행사에도 박명수, 원슈타인, 아이키 등 유명 연예인을 초청했다. 고인돌축제 본연의 프로그램보다 연예인 섭외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고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또한 개막식이 고인돌축제가 열리는 도곡면이 아닌 화순읍 공설운동장에서 진행된 것을 두고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축제 현장에서 판매 부스를 운영하는 이들은 개막식의 열기를 축제 현장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고인돌축제의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비판도 있다. 축제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해야 하는데 일회성 이벤트에 예산을 집중하다 보니 결국 행사가 없는 날은 썰렁할 수밖에 없다는 비난이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화순 고인돌의 문화적 가치를 보여주는 ‘전시관’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화순군민 임모씨는 "개막식을 읍내 공설운동장에서 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고인돌 문화를 홍보하는 것인지, 군 예산으로 군수를 홍보하는 것인지 헷갈렸다"고 말했다.
화순군은 대대적으로 홍보한 고인돌축제가 이벤트 행사로 전락하지 않도록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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