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광저우 올림픽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뒤 극단 선택을 한 30대 여성은 국가대표까지 지낸 엘리트 육상선수 출신으로 확인됐다.
그는 해머던지기 선수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국내 최연소 육상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됐다.
18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숨진 채 발견된 박모(31·여)씨는 엘리트 육상선수 출신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박씨는 강원도 정선의 한 중학교 육상부에서 원반던지기 선수를 하다 가정형편 때문에 부산으로 전학했다.
이후 해머던지기 선수로 전향했고 전국체전에서 금메달까지 땄다. 그러곤 인천에 정착, 선수로 뛰면서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애견자격증을 따고 새로운 직장도 물색 중이었다.
매순간 성실하고 착실했던 그를 무너뜨린 건 '전세사기'였다.
박씨는 2019년 9월 '미추홀구 건축왕'이라 불리는 A씨 일당과 보증금 7200만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고 2021년 12월 보증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 재계약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박씨가 사는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갔고 결국 그는 전세금을 모두 날릴 처지에 놓이게 됐다.
결국 A씨는 전날 오전 2시 12분께 미추홀구 숭의동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지기 바로 전날까지도 아르바이트를 한 그는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집 현관 앞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수도요금이 체납입니다. 120번 확인 후 납부하세요. 미납 시 단수합니다'라는 독촉장이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A씨 일당은 지난해 1~7월경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 소유한 주택 중 163채가 경매에 넘어갈 것을 알고도 전세계약을 맺어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 약 126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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