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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광주 현역 의원들, 왜 시민사회 ‘불신의 벽’에 갇혔을까?

  • 전국 | 2023-04-17 10:23

다수 권리당원들, 존재감 왜소·역량부족·정치 태만 등 지적…시민 정치의식 진화에 ‘엇박자’

지난 13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이기는 민주당 Again' 행사 토크에 참여한 이병훈 광주 시당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더팩트 DB
지난 13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이기는 민주당 Again' 행사 토크에 참여한 이병훈 광주 시당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더팩트 DB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광주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KBC 광주방송이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민 절반 이상(56.8%)이 내년 총선에서 ‘새 인물을 뽑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지난 해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후 실시된 지방선거 광주 투표율이 전국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서 예견됐듯이 민주당 광주정치에 대한 불신이 그후 10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시민들의 심리 속에 잠재해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총선 가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시민을 대의하는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은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시민 공동체의 가치통합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또한 다선 중심으로 역학구조가 작동되는 여의도 정치문화를 감안할 때, 현역 의원들의 조기 정치 단절은 지역정치 발전에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광주의 현역 국회의원들은 재선 1명, 초선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의 여론대로라면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낙마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광주 정치의 아마추어리즘이 되풀이된다는 얘기다. 이들 현역들은 왜 시민사회 ‘불신의 벽’에 갇혔는지를 분석해 볼 필요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팩트>가 민주당 권리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17일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 당원들 상당수는 민주당 텃밭, 정치 1번지 광주의 위상을 책임질 만한 ‘깜냥이 안된다’는 점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권리당원 A씨(60대, 광산구)는 "광주 현역들을 향한 시민사회의 불신은 지역에 국한된 것만은 아닌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향한 총체적 불신의 단면"이라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민주당의 심장이라는 광주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이 너무 왜소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서 A씨는 "똑같은 초선이지만 이탄희 의원, 김남국 의원 등과 같은 초선들의 국회활동과 광주 현역들의 활동을 비교해보면 왜소하다는 지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히며 "현역들 스스로가 그동안 자신들의 정치행적이 혹시 안일하지는 않았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위원회에서 당직을 맡은 적도 있는 권리당원 B씨(50대, 서구)는 역량 부족을 불신의 배경으로 분석했다.

B씨는 "광주 현역들 대다수가 ‘공부가 안돼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586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역 의제나 중앙 의제에 접근하는 식견들이 전문적이지 못하고 너무 부실하다. 바람을 타는 한시적인 포퓰리즘적 이슈나 경쟁 정당을 공격하는 정쟁 이슈만을 내세우는데 정치 활동을 올인하는 행태를 보일 때가 많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당원들은 지역 현안을 다루는 태만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집권 여당의 인센티브를 지역현안 해소에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불만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예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C씨(40대, 남구)는 "복합쇼핑몰 유치,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집적화, 공항 이전, 도시철도 추가 예산 확보 등 시민 기대 사업을 다수당으로 의회 권력을 쥐고 있던 집권기에 바탕을 만들어놓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정권을 내주고 뒤늦게야 현 정권에 사업추진 예산을 읍소해야 하는 초라한 처지가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C씨는 "정작 해야 할 이런 일들에는 게으름을 피우고 고작 예산 몇억 가져왔다고 생색내는 국회의원들의 프랭카드가 거리에 나부끼는 코미디가 빚어지고 있다"고 코웃음을 쳤다.

출판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권리당원 D씨(30대, 동구)는 "총선이 다가서며 이들 현역들은 진영논리가 비교적 강한 편인 광주 유권자들의 심리에 편승, 윤 정권 공격에만 정치 화력을 집중하는 낡은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 정치인들의 문제는 결국 지역 유권자들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며 시민 정치의식을 강조했다.

한편 KBC 광주방송이 지난 13일 발표한 이번 여론조사는 리서치뷰가 지난 9일~10일 이틀 동안 광주광역시에 주소지를 둔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방식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100%) ARS자동응답 조사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5.9%, 표본오차 ±3.1%p다. 자세한 내용은 KBC 광주방송 홈페이지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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