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의령의 식물자원에 관한 기초연구
"미래 세대 위해 장기수·미래목 심어 '공익적 가치' 남겨야"
[더팩트ㅣ의령=이경구 기자] 경남 의령군에서 올해 나이 72세의 박사가 탄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의면에 거주하는 김정수 씨다.
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산림자원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은 김 씨는 학위논문으로 고향 의령의 식물자원에 관해 연구했다.
"'산림 자원화'에 대한 평소 관심과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박사학위까지 이끈 원동력이었다"는 그는 자굴산, 한우산 등 의령 남강 일대의 식물자원을 조사 분석해 의령 자연 자원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자연 보전과 기후변화에 따른 기초자료를 얻는 연구 성과를 냈다.
김 씨는 평생을 고향에서 논농사를 짓고, 축사를 운영하며 낙농업에 종사했다. 집안 종손으로 산지를 물려받고 임업후계자 일까지 맡게 되면서부터 나무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산은 '유골 지키는 산'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하고 "산이 방치돼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으며 단지 벌초 때만 오르는 '죽은 산'이 됐다"고 말한다.
'살아 있는 산'을 만들기 위해 지금 40㏊의 편백을 심고 있는 그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편백과 같은 장기수·미래목을 심어 산이 주는 '공익적 가치'를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감나무 중 우리나라 최초로 천연기념물(제492호)로 지정된 정곡면 백곡리의 수령 500년 된 감나무, 8·15 광복을 예언하는 전설을 가진 300년 이상 된 정곡면 성황리 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9호)를 의령 대표 나무로 소개했다.
그는 박사학위의 결실은 지도교수와 젊은 연구원들의 헌신으로 돌리며 "나는 이제 여생이 얼마 안 남은 시들어 가는 나무이다. 하지만 우리 젊은 후손들은 앞으로 더 크고 울창해질 아름드리나무"라며 "나약한 나도 했는데 젊은 사람이 못 할 일이 없다. 힘내서 끊임없이 도전해라"고 응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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