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퍼 검거 과정서 20억원 상당 마약 압수
10대도 고수익 마약 배달 알바에 현혹돼
<더팩트>는 최근 일어난 법정 선고의 판결문 등을 토대로 다양한 사건·사고의 뒷얘기를 더 심도있고 생동감 있게 전달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더팩트ㅣ경남=강보금 기자] 경찰이 유명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를 수사 중인 것으로 밝혀지자 세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그의 모발에서 코카인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정밀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 그의 모발 감정에서 검출된 마약류 성분은 대마,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 등 총 4종류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마약 청정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는 이제 10대 청소년들도 손쉽게 마약을 구매해 투약할 수 있는 ‘마약 주의국’이 돼 버렸다.
지난해 2월,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을 통해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현혹됐다. A씨는 알고 있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것이 바로 마약 판매 조직이 지시하는 곳에 마약을 숨겨두고 오는 일명 ‘던지기 수법’을 사용한 ‘드라퍼’(마약 운반책을 지칭하는 은어로, 은밀한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는 역할을 한 사람을 말한다)라는 것을.
하지만 그는 인터넷 도박에 중독돼 돈을 갚기 위해 마약을 운반하는 것이 중대한 범죄임을 알면서도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
최근 검거된 A씨와 같은 드라퍼 18명 중 14명이 20~30대였다. 그 중 10대도 1명 있었다.
이들은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경남 등 전국에 필로폰, 합성 대마 등의 마약을 주택가의 창틀이나 골목 어귀 드세게 자란 풀숲 어딘가에 숨겨두고 범행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그리고 드라퍼로부터 마약을 받은 이들은 펜션이나 파티룸 등에서 투약하며 마약파티를 벌였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2020년 8월 ‘다크웹 마약류 전문수사팀’ 신설 이후 2021년 ‘바티칸 킹덤 텔레그램 마약류 유통 사건’의 경험을 분석해 최근 마약을 유통한 드라퍼 18명과 이들이 던진 마약을 구매한 82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최근 대다수의 마약류 유통이 SNS 등 온라인을 사용해 해외총책, 밀반입책, 국내 판매총책, 인출책, 운반책(드라퍼) 등으로 그 역할을 나누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텔레그램에 개설된 6개 공개채널을 통해 마약류 광고 및 유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가상자산 및 통신·계좌 추적, CCTV 분석 등을 통해 운반책과 구매자를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특히 드라퍼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501g, 합성 대마 47g, 엑스터시 128정, 케타민 62g, 스틸녹스 28정 등 20억원 상당에 달했다.
마약에 대해 아무개 씨는 이렇게 말한다. "솔직히 마약이 음주 운전보다 나은 것 아니냐. 음주 운전은 살인미수다. 하지만 마약은 합법으로 인정해 주는 나라도 있는 만큼 자신의 선택이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 마약은 선택이다. 하지만 한 번의 선택이 수십 수백 번의 선택으로, 그리고 그 선택은 중독으로 변질된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만큼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마약을 선택하는 일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고민해 보길 바란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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