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팬 향수 불러일으킬 성남FC, 아산FC·청주FC 지역 라이벌전
2021년 K3 통합우승 우승 빼앗긴 김포FC, 복수혈전 기대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프로구단으로 재탄생한 천안시티FC의 역사적인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부산아이파크와 대결하는 개막식은 천안시티FC에게 다양한 의미가 있다. 애국충정의 고장, 유관순 열사의 고향이라는 천안의 전통성과 삼일절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천안시티FC의 첫 출발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다.
또, 1999년을 마지막으로 23년 만에 천안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 구단의 탄생으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천안일화 시절을 기억하는 올드팬의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생팀인 만큼 올 시즌 K2리그에 참여하는 13개 팀(천안시티FC포함)과 모든 경기가 역사로 쓰일 전망이다. 특히, 지역 라이벌전을 비롯해 K3리그 시절 인연이 있는 팀이 다수 있어 올 시즌을 맞이하는 팬들의 가슴을 뛰게하고 있다.
◇올드팬의 향수 불러올까?
천안 축구 팬들이 기억하는 황금기는 단연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오룡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했던 천안일화 시절이다.
조명탑조차 없어 야간경기가 불가능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경기가 있는 날이면 2만석 규모의 좌석이 모두 매진되는 것은 물론 통로까지 관중들이 가득 들어찼던 모습은 지금도 오래된 축구 팬들의 술안줏거리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스타로 떠오른 장대일 선수를 비롯해 현재 천안시티FC 감독인 박남열, 현 천안시티FC U-18팀 코치인 한국명 신의손으로 더 유명한 사리체프가 당시 황금기를 이끌었다. 천안에서 보낸 시간동안 1996년 아시안슈퍼컵, 아프로-아신안 클럽 챔피언십 우승, 1999년 FA컵 우승,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0년 성남으로 연고 이전 후 2013년 시민구단인 성남FC로 재탄생했지만 여전히 성남FC 역사의 한 페이지에는 천안이 남아있다. 당시 황금기를 이끌었던 박남열 감독이 친정팀을 상대로 다시금 천안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어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남FC와 첫 경기는 4월 16일 원정경기로 탄천 종합운동에서 예정돼 있다.
◇K3 통합우승 빼앗긴 설욕할 수 있을까?
2021년은 천안시티FC의 전신인 천안시축구단의 역대급 시즌이었다. K3리그와 그 전신인 내셔널리그 참여 역사를 모두 더해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정규리그 우승의 과정은 무엇보다 극적이었다. 천안시축구단과 김포FC는 정규리그 마지막 한 경기를 앞두고 승점 51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마지막 한 경기에 우승이 달려있던 순간이었다.
천안은 마지막 경기서 승리를 차지하며 승점 3점을 획득했고 김포는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천안이 승점 54점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김포는 52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천안의 악몽은 정규리그 이후 치러진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서 벌어졌다. 플레이오프 최종 1차전에서 천안은 김포원정 경기서 1대0 패배를 당한 채 2차전 홈경기를 맞이했다. 1차전 패배의 불리함 속에서도 홈팬들의 열열한 응원을 입은 천안은 경기막판까지 2대0으로 앞서며 통합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후반 종료직전 김포가 연속 두골을 놓으며 무승부를 기록 1, 2차전 합계 3대2로 눈앞에서 통합우승을 놓쳤다.
김포FC는 K3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2022년 K2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K3리그서 뼈아픈 기억을 남긴 김포FC와 첫 경기는 3월 5일 원정경기로 김포솔터축구장이다.
◇충남의 자존심을 걸고 싸운다
경찰청의 의경 제도를 통해 선수를 수급하던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은 의경 제도 폐지와 함께 2020년 충남아산FC라는 이름으로 완전한 시민구단으로 재탄생했다. 시민구단 전환 후 2020년 최하위인 10을 시작으로 2021년 8위, 2022년 6위를 차지하는 등 해마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리그에 안착하고 있다.
천안과 아산은 예로부터 지리적으로 가까웠지만 서로 다른 지역적 문화와 풍습으로 인해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지금껏 선거철 등 정치권에서 천안, 아산 통합 문제가 제기됐지만 번번이 수면위로 올라오지도 못하는 것도 지역민들 간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가장 가깝지만 먼 이웃인 양 시의 특성이 K2리그에서도 가장 뜨거운 더비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흥행몰이는 덤이다.
양 시의 축구계 일각에서는 "다른 팀에는 패배해도 상대 팀(천안, 아산)만은 이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 팀의 감독들도 이러한 라이벌전을 의식하며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1일 진행된 K2리그 미디어 데이에서 박남열 천안시티FC 감독은 "충남아산은 우리 팀이 넘어야 할 ‘산’"이라며 "옆 동네인 아산이 신경이 많이 쓰일 수밖에 없고 기존 팀을 넘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박동혁 충남아산FC 감독은 "신생팀인 천안이나 청주가 우리 팀을 언급하는데 우리는 높은 순위에 있는 팀을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신생팀이 언급하는데) 자존심이 상한다는 느낌도 받는다"고 말했다.
충남의 진정한 왕좌를 가리는 천안-아산 더비는 오는 3월 18일 원정경기로 아산이순신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다.
◇K2리그 진출 동기, 청주를 넘어야 중위권으로 간다
올 시즌 K2 리그로 사이좋게 진출한 천안과 청주는 리그 입단 동기이자 그동안 축구불모지로 여겨왔던 충청권에 새로운 축구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 팀은 K3리그부터 충청더비를 벌여왔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충남과 충북의 수부도시를 연고로 하는 양 팀이 동반으로 프로리그에 진출한 만큼 이전과는 경기의 무게감이 다르다.
현실적으로는 신생팀의 리그 첫해 성적이 저조한 만큼 서로를 넘어야 최소한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노려볼 수 있다. 역대 전적은 천안시티FC가 6전 6승으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충남 충북 간 진정한 충청 더비의 승자를 가릴 첫 경기는 5월 6일 원정경기로 청주종합운동장이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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