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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관통 경전선 전철, 도심우회 노선 사실상 확정

  • 전국 | 2023-02-16 15:11

원희룡 장관 "시내 관통 않고 우회하겠다" ... 극렬 반발 해소
대통령 결제·발표만 남아...'인안동 효천고~신대 성산역' 유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경전선 전절화 사업 계획 구간 가운데 순천도심 관통 부분을 도심 외곽으로 하는 우회노선으로 결정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 순천=유홍철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경전선 전절화 사업 계획 구간 가운데 순천도심 관통 부분을 도심 외곽으로 하는 우회노선으로 결정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 순천=유홍철 기자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와 시민사회의 극렬한 반발을 샀던 경전선 순천역~광주 송정역 전철화 사업 구간 중 순천도심 육로 관통 문제가 도심을 우회하는 노선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경전선 순천도심 우회 노선은 '인안동 효천고 옆~신대지구 인근 성산역' 안이 유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순천시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오천동 철도건널목 현장에서 300여명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민의견수렴‘ 형식을 빌어 "순천시민의 염원을 국가가 받들어 도심을 지나지 않고 우회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장관이 직접 순천을 갔다오라'는 지시를 받고 왔다"고 말하고 "순천시내를 통과하는 노선에 대해 순천시민의 우려와 걱정이 크고 노관규 시장이 인수위 시절부터 끈질지게 우회노선을 요청했기 때문에 노 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등과 계속 의논해 왔다"며 이날 순천방문과 노선변경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원 장관은 "우회노선으로 하면 최소한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게 되고 기본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하려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는 등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말하고 "(철도사업은 백년을 내다보는 대계이기 때문에) 미래 후손에게 떳떳한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따라 국가가 나서서 책임을 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서울에 올라가면 대통령께 보고할 것이고 대통령께서 '기재부 장관 등 관련 장관에게 미래를 보고 범정부 차원에서 책임을 지자'는 추가 지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장관의 순천방문 사실을 미리 접한 주민자치위와 부녀회원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방문 예정지인 오천동 철도건널목으로 몰려들어 장관 일행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 순천=유홍철 기자
원희룡 장관의 순천방문 사실을 미리 접한 주민자치위와 부녀회원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방문 예정지인 오천동 철도건널목으로 몰려들어 장관 일행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 순천=유홍철 기자

원 장관의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이전에 마친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을 토대로 경전선 전철화 사업의 기본계획 확정 고시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공사를 착공하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기존 확정된 예산 범위 안에서 광주 송정~보성 벌교까지 사업을 먼저 추진하면서 우회노선 때문에 추가로 투입돼야 하는 예산은 설계변경을 통해 예산 증액을 하는 방식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사업 방식의 경우 사업이 진행되면서 상황에 따라 예산 부족을 이유로 도심우회 사업이 무산되고 기존 도심 관통 노선으로 회귀할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주무 장관이 이날 순천시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회노선을 선언했고 기재부 장관의 예산 증액과 관련한 결제를 거쳐 곧바로 대통령까지 사인하게 되면 국민 앞에 공증을 하는 모양새를 통해 도중 백지화 우려를 해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순천시가 오는 4월 1일 개막하는 2023국제정원박람회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을 여러 경로를 통해 요청해 놓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다시말해 윤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게 된다면 개막식 현장에서 경전선 도심우회를 발표하는 형식을 취하면 순천시에 선물을 안기는 효과와 동시에 대국민 공약이 되기 때문에 이같은 절차를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순천도심 우회 노선으로 인안동 효천고 옆에서 성산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이 유력 노선으로 검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팩트 DB
순천도심 우회 노선으로 인안동 효천고 옆에서 성산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이 유력 노선으로 검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팩트 DB

우회노선과 관련, 용역결과를 토대로 제시된 4개 계획안 가운데 ’효천고~성산역‘ 노선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노선으로 확정될 경우 민가가 거의 없어 민원이 크지 많지 않으며 노선 길이도 가장 짧아 예산도 다른 3개의 우회노선 계획안 보다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 남해고속도로를 따라가는 형식이어서 순천만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비교적 적다는 잇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 장관의 발표 내용을 현장에서 지켜본 허범행 장천동장은 "일제 강점기 때 박아 놓은 쇠말뚝을 뽑은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며 "옆에 있던 한 시민은 원희룡 장관의 발언에 감동해서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관규 시장은 "오늘로서 순천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게 됐고 이를 계기로 순천이 남해안시대 중심도시로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는 모멘텀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기존 경전선 전철화 사업 기본계획은 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노선으로 돼 있어 소음과 안전 문제, 생태도시 미관 저해, 도시발전 장애 등의 우려를 낳으며 순천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

전임 허석 시장 재직 후반기 때부터 이어져 온 순천시민들의 경전선 노선에 대한 큰 우려와 강력한 반발은 이날 원 장관의 우회노선 발표를 계기로 완전 해소될 전망이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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