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살인미수 무죄, 특수상해 유죄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법원이 술에 취해 육촌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동한)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30일 오후 11시 40분쯤 경북 고령군 다산면의 자택 거실에서 지인 박모씨와 술을 마시던 중 박모씨가 전화통화를 하며 술 상대를 해주지 않자 젓가락으로 위협했고, 박모씨는 집 밖으로 달아났다.
이후 술 상대가 없어 격분한 A씨는 부엌에서 흉기를 꺼내 안방에서 자고 있던 육촌동생 B씨의 왼쪽 등 부위를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치료 일수 불상 5㎝ 자상과 신장 혈관이 소실되는 등의 상해를 입었다.
재판에서 A씨는 "평소보다 3배 이상의 술을 마셔 사건 당시가 기억이 나지 않고, 살해 동기가 없다"고 진술했다.
검사는 "무방비 상태의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점, 신장까지 흉기가 들어가 상해 정도가 중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범행 전후로 원한 관계가 없는 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B씨를 쫓아가거나 위협한 적이 없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살상력이 높은 흉기를 이용한 특수상해 혐의는 인정된다"며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범행인 점, B씨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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