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늦은 인사 단행으로 조직내부 불만 폭발
음주운전 처벌받은 고위간부 승진…직원들 “나도 한잔”
의장비서는 8년 만에 3계급 올라 ‘승진 엘리베이터’
[더팩트ㅣ나주=김현정 기자] 전남 나주시가 인사 후폭풍으로 시끄럽다. 지난 11일 단행한 상반기 정기인사를 둘러싸고 비난과 조롱이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후폭풍을 예견이라도 하듯 한 공무원은 인사 발표 전 노조 자유게시판을 통해 "이번 인사는 제발 상식적이고 대부분이 수긍해 직원들이 희망을 갖고 나주시에 평생 몸담고 싶다는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겨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나주시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인사가 늦어지면서 공무원들이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더욱이 음주 등 공무원 복무규정을 위반한 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인사 기준을 내세웠지만 약속과 달리 음주운전 전력이 있던 보건소 A 과장을 직위 승진 의결하고 행정복지국장으로 임명하자 파장이 일고 있다.
공정하고 상식적인 인사를 기대했던 직원들은 원칙을 무시한 인사 전횡이라며 취임 7개월에 접어든 윤병태 나주시장을 상대로 반기를 드러냈다.
노조 자유게시판에 ‘그만두고 싶어요’라는 제목으로 글쓴이는 "시장이 바뀌었는데도 나아질 생각을 안 하고 역행하는 나주, 나아질 줄 알았는데 나아지는 게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한 댓글도 잇따랐다. 다수의 댓글에는 "나주가 인사는 항상 꼴등"이라며 "무슨 생각으로 인사혁신 공정 말씀하시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윤 시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다른 글쓴이는 "음주하고 도주를 하면 국장까지 간다는 말 들어 보셨나요? 술 마시고 운전하고 누가 따라오면 사격장으로 도망가면 된다"며 A 국장 음주운전 사건의 전말을 암시하는 글을 적시하고 "앗싸 가오리 나도 오늘 한잔 했습니다"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공무원은 최근 윤석열 정부가 단행한 신년 특별사면에 빗대어 음주운전 공무원의 직위 승진이 "사면입니다"고 비아냥댔다.
나주시의회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이후 첫 자체 승진인사를 실시했으나 여진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 직원은 "의장 비서는 무슨 승진 엘리베이터인가 보다. 2014년에 9급 임용돼서 8년 만에 3계단 초고속 승진으로 6급이 됐다"며 인사특혜 논란이 거세다.
또 "의장 비서 6급 승진은 정말 아니다 싶다. 절대 전입을 받아주면 안 된다"는 공직 내부 여론이 팽배하면서 전보제한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수의 공무원은 나주시의회 인사에 대해 "너도 승진하고 싶으면 의회로 와라? 이런 방식인가?"라는 불만이 극에 달하면서 "의회가 단순히 승진을 위한 기관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해당 승진지가 동일 직급으로 본청으로 전출 오게 되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면서 전보 제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음주운전 무관용 원칙 무시와 관련해 나주시 관계자는 "해당 공무원은 2018년에 음주운전이 적발돼 감봉 1개월 처분과 함께 승진임용 제한 기간(18개월)이 이미 해소돼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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