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규 전 나주시장 아들 1심 ‘무죄’
사법리스크 컷오프 책임론 부글부글
[더팩트ㅣ나주=김현정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인규 전 나주시장 아들이 무죄를 선고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올해 치러졌던 6·1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나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강 전 시장이 배제(컷오프)된 배경에 사법리스크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강 전 시장의 아들과 최측근 인사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강 전 시장의 아들은 보석신청 심문 과정에서 "저로 인해 아버지가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가 됐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3선 도전’에 나섰던 강 전 시장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공천배제가 선거판도 변수로 작용했고 결국 3선 도전에 실패했다.
그런데 최근 강 전 시장 아들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정치적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16일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혜선)는 2017년 권리당원 가입 대가로 1억4000여만원 상당의 홍삼을 돌린 혐의를 받는 선거 캠프관계자 정씨 등 2명에게 각각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 전 시장 아들에게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는 강 전 시장의 선거캠프 총 책임자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기부 행위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강 전 시장 아들에 대해서는 "선거캠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고 권리당원 명단만 관리한 것으로 보이고, 기부행위 또는 권리당원 가입에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6.1 지방선거 민주당 나주시장 후보 경선 당시 신정훈 국회의원(나주·화순)의 공천개입 의혹 등으로 불공정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판결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정훈 책임론’이 분출되고 있다. 총선 정국으로 접어들면 강 전 시장 아들의 무죄 선고가 신 의원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민 A씨(빛가람동)는 "누가 보더라도 강 전 시장의 컷오프는 신정훈 의원이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며 "총선을 앞두고 이제는 강 전 시장 측이 신 의원 낙선에 사활을 걸 것이다"고 예견했다.
강 전 시장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연좌제로 컷오프가 됐는데, 번복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입장표명 등 공식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경선과정에서 신 의원이 특정 공관위(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위원들에게 ‘내가 국회의원을 안 해도 좋으니 강인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정훈 국회의원은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 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엇갈린 반응도 있다. 어떤 판결이 내려져도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해석이다. 아들 사건이 법적으로는 무죄라도 비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데다 최측근 인사의 벌금형은 정치적으로 유죄라는 의견이다.
한편, 강 전 시장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불기소됐으며, 이번 아들 무죄선고는 1심 판결로 검찰이 불복해 항소할 경우 항소심(2심)이 진행되며,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면 상고심(3심) 판단이 남아 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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