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관계자 "그 사람 취임식 행사에서 보지 못했다"
공모절차 없이 총연출 낙점 후 쉬쉬, 비상근에 고액 급여 등 말썽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가 100억원 규모의 국제정원박람회 문화행사의 총연출자로 한경아 씨를 위촉한 가운데 위촉 과정과 한 씨의 경력 등과 관련한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한 씨가 경력으로 내세운 제20대 윤석열대통령 취임식 전문위원과 취임식 사전행사 총연출을 맡은 경력이 맞느냐는 지적과 함께 박람회조직위가 총연출을 맡기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러 대목에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에 따르면 박람회조직위 정원운영부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예비후보 4명의 이력과 전화상담을 통해서 적임자로 한 씨를 지목했다. 지난 9월15일 개최된 이사회에 단수로 추천했으며 26일 위촉장을 수여했다.
박람회조직위 이사회는 한 씨를 별다른 이견없이 총연출자로 선임했다는 것이다.
공모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과 후보를 2~3명을 추천해서 면접하는 형식도 없이 콕집어 낙점 형식으로 강 씨에게 총연출을 맡겼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않다.
공모절차를 밟을 경우 국제정원박람회를 전국적으로 홍보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고 최적의 인물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람회조직위는 한 씨를 총연출자로 위촉하면서 9월말부터 내년 4월말까지 7개월여 근무에 7,000만원의 급여를 지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씨는 책상과 사무실이 없는 비상근으로 1주일에 한 번 정도 내려와서 자문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한 달에 1000만원 지급이 상식에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박람회조직위는 정원박람회 문화행사 대행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 평가를 지난 1일 실시하고 있어 문화행사 대행사도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4개월여 전부터 비상근 근무하는 모습도 정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람회조직위는 위촉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가 위촉한지 4개월여가 된 시점에서 특정 언론이 '윤 대통령 취임식 연출, 순천만정원박람회 개막식 맡아'라는 식으로 홍보성 보도를 낸 뒤에야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떳떳치 못한 위촉과정을 대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위촉과정에 대한 의문 이외에도 한 씨가 조직위에 제출한 경력서의 첫 머리에 제20대 대통령취임식 전문위원을 역임했고 동시에 취임식 사전행사 총연출을 맡았다고 기재해 놓은 것도 논란을 빚고 있다.
한 씨가 제출한 경력과 관련, 서울지역 문화행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 씨가 20대 대통령직인수위의 취임식 사전행사 총연출과 무슨 관련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행사 총감독을 역임했던 이 모씨는 "그 분을 알고 있지만 확인해 줄 수 없고 행정안전부에 알아보라"는 말만 하고 운전중이라는 이유로 전화를 황급히 끊었다.
20대 대통령 취임식 총괄업무 지원을 맡았던 행정안전부 최 모 담당관(과장)은 "취임식 전문위원이 30여명 위촉돼 있었고 사전행사 총연출을 맡았다면 모를리 없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이어 "혹시 취임식 대행업체 A사의 일원으로 그런 직함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전혀 모르는 인물이다"고 덧붙였다.
또 당시 대통력직취임준비위원회 대변인 안 모씨와 박주선 위원장의 비서를 지냈던 김 모씨도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지난 16일 전화 통화에서 취임식 전문위원을 한 사실이 있고 사전행사 총연출도 맞다고 주장했던 한경아 씨는 19일 <더팩트>가 여러 곳을 상대로 취재한 후 의문점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수 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냈으나 답하지 않았다.
이후 경력 관련 논란이 일어난지 5일이 지난 20일 한 씨는 자신이 직접 나타나지 않고 박람회조직위 관계자를 통해 <더팩트>에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철수 위원장 명의의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전문위원에 위촉한다’는 내용의 위촉장을 보내왔다.
이처럼 위촉장을 받았다는 증표에도 불구하고 당시 취임식 준비위 관계자들의 증언과 한경아 씨의 뒤늦은 해명 등에서는 여전히 개운치 않는 뒷맛을 남기고 있다.
박람회조직위 관계자는 "문화행사 대행사가 선정되기도 전에 한씨를 총연출로 선정한 것은 개막식 출연자 섭외, 무대 세팅 등을 서둘러야 했기 때문이다"고 말하고 "허위경력 여부에 대해서는 한 번 확인해 봐야 할 문제"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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