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들, 4박 6일 일정 싱가포르 초호화 외유성 국외 연수
강 시장, 오후 휴가원 내고 무등산 올라 의회 관계 등 고민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광주광역시의원들이 2023년도 광주시 본 예산 2089억원을 삭감한 지난 14일, 4박 6일 일정으로 싱가포르 유명 호텔과 사파리 공원 등 초호화 외유성 국외 연수를 떠난 날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오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무등산 산행에 올라 복잡한 심경을 다스리며 향후 해법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의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필요한 쪽지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데 대한 화풀이로 역대 시장들과 달리 광주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첫발을 내딛는 단계에서부터 본 예산을 삭감하면 일하지 말하는 것과 다름아니다는 의견으로 시의원들의 한심한 작태를 꼬집었다.
1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14일 시의회 연단에 올라 "의회의 예산 심의권 남용이며 화풀이식 예산 삭감"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강 시장은 "시장이 되면서 원칙 있는 행정을 해 보겠다고 다짐했고 시의회가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광주시민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축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그동안 관행처럼 돼 있던 예산안 편성을 바꿔가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내년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의 위기경제인 만큼 불요불급하지 않는 예산, 의례적인 단체 지원성 예산 등은 편성하지 않거나 삭감하는 방식으로 예산안을 성안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정치를 하는 여러분들게 새로운 개혁을 위해 이 용기에 동참해 주기를 요청했다"며 "오늘 여러분이 의결한 2023년 본예산은 의회 예산 심의권의 남용이며 쪽지 예산을 집행부가 충분히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풀이식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의회에 있고 피해는 온전히 시민들게 전가될 것"이라며 "화풀이식 예산을 이렇게 통과시키고 떠나지만 저와 광주시는 창업에 대한 열정, 망월동 묘역을 새롭게 가꾸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않을 것이며 더 원칙 있는 시정을 펴 나가겠다"고 쪽지 예산 반영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강 시장은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휴가(반차)를 낸 뒤 지인과 무등산에 올라 "원칙과 명분을 지키면서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심철의 부의장을 비롯한 신수정, 이귀순, 심창욱, 서임석, 최지현, 홍기월, 김용임, 박수기, 안평환 시의원 10명은 2023년 광주시 본 예산 2089억원을 삭감하고 곧바로 싱가포르 명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쥬라기 공원으로 잘 알려진 센토사 섬, ‘싱가포르 리버 원더스(구 리버 사파리) 동물원 등 초호화 국외 연수길에 올랐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세계 정상급 뮤지컬과 레이저쇼부터 가장 핫한 나이트클럽, 늦은 시간까지 운영되는 라운지 바, 250여 개사가 참여한 다이닝 및 리테일 매장에서 쇼핑, 전 세계 각국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라이즈 레스토랑,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경관을 자랑하는 옥상 인피니티풀 등 무한한 엔터테인먼트 옵션을 제공하는 곳이다.
싱가포르 여행의 핵심은 다양한 취향을 모두 만족시켜 줄 수는 최대 휴양지 센토사 섬 방문이다. 작은 섬에 속하지만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등 주요 명소와 하드록 호텔과 리조트, 각종 어트랙션이 모여있다. 리조트, 비치, 골프장,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번지점프, 실내 스카이다이빙 등 다양한 즐길 거리로 유명한 곳이다.
리버 원더스는 아시아 최초로 양쯔강, 콩고강, 나일강을 테마로 한 야생동물 테마파크로 세계에서 서식하는 생물 약 6000여 종을 만나볼 수 있는 동물원이다. 보트를 타고 즐기는 사파리는 마치 정글 탐험과 흡사한 기분이 들 정도로 알려졌다.
정무창 의장을 비롯해 임미란, 박필순, 명진, 정다은, 채은지, 이명노, 김나윤, 강수훈 시의원 9명과 수행공무원 3명, 민간 전문가 1명은 광주다운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으로 갈 예정이었던 국외 연수는 의원간 일정 조율이 되지 않아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 박 모(48·서구 금호동)씨는 "자신들의 표를 의식한 예산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민들과 직결된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외유성 초호화 국외 연수를 떠난 것은 협치와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졸렬한 심보를 드러낸 것이다"며 "시민이 기대하는 대화와 협치에 적극 나서라"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는 입장문에서 "강 시장의 독선과 아집이 이번 참사를 불렀다"며 "상임위를 무력화시키거나 시의원들의 고뇌에 찬 결단을 폄훼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의회는 이날 제312회 본회의를 열고 민선 8기 광주시가 편성한 첫 2023년 예산에 대해 180개 사업, 총 2090억 원을 삭감한 7조1102억 원을 심의·의결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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