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은 일선학교 재량, 신규업체 홍보 기회 가져야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지역 초·중·고등학교 급식에 특정업체가 독점으로 김치를 납품하고 있어 공정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는 5일 제255회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를 갖고 천안지역 학교급식 김치 납품업체 3곳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김치납품 독점에 대해 점검했다.
천안시에 따르면 현재 천안지역 학교급식에 김치를 납품하는 업체는 관내 업체 4곳, 관외 업체 1곳으로 점유율은 관내 업체 93%, 관외 업체 7%다. 이 중 관내 업체의 경우 A업체가 83%, B업체가 15%, C업체 1%, D업체 1%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특정 업체가 납품을 독점하고 있는 것은 급식 식자재를 발주하는 일선 학교가 모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특정업체의 점유율이 높이진다해도 천안시와 교육지원청, 급식센터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학교의 경우 기존에 사용해 오던 업체를 지속해서 사용하는 관례가 있는 만큼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상의 어려움이 있다.
이날 증인으로 참가한 B업체와 C업체는 사실상 독점 체재로 공정한 경쟁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업체 대표는 "지난해 처음 김치회사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급식 납품에 뛰어 들었지만 이같이 특정업체가 80% 이상 독점하는 체제에서는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며 "기회가 동등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떠한 시설 투자조차 엄두도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B업체 대표도 "경기도 등 타 시도의 경우 독점을 막기 위해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주문을 하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을 위한 기회조차 없기 때문에 시설이나 물량을 갖추고도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특정업체의 점유율이 높은 경우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인한 수급이 어려울 경우 학교급식 전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B업체 대표는 "지난 8~9월 배춧값 상승으로 특정업체가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점유율이 낮은 업체들로 주문이 쏟아졌다"며 "당시 재고 물량 등을 총동원했지만 주문량을 따라가기 어려워 결국 부하가 걸렸고 비싼 배추를 사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생산했지만 업체로서는 큰 위기였다"고 말했다.
A업체 대표는 "김치 납품 사업에 뛰어든 이후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호평을 받으며 지금의 자리에 올라왔다"며 "특히 지난 7~8월 배춧값 폭등 당시 모든 납품처에 양해를 구하고 급식 납품을 1순위에 두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했다.
육종영 시의원은 "결국 문제는 김치 납품이 일선학교 영양교사의 재량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기회조차 없다고 하는 만큼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게 블라인드 테스트 등 나머지 업체들도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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