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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고향사랑기부제 기대와 우려

  • 전국 | 2022-11-24 09:52
충북 지자체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충북도 제공
충북 지자체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충북도 제공

[더팩트 | 청주=이주현 기자] 충북을 포함한 전국 자치단체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조례는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또 어떤 답례품을 줘야 할지 등 고민이 엿보인다.

이 제도는 개인이 지자체에 기부하면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받는다. 연간 500만 원 안에서 기부할 수 있다. 기부자는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 공제를 받고, 기부액의 30% 범위 안에서 지역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받는다. 기부금은 열악한 지방 재정을 보완하는 데 사용된다.

건전한 기부 문화 조성, 기부자의 세금 감면, 지방재정 자체 확충, 지역경제 활성화 등 이점은 분명하다. 이 제도로 인해 지역 불균형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있다. 취지야 좋지만 우려스러운 점이 몇 가지 보인다.

먼저, 답례품을 앞세운 홍보 행태다. 나쁜 홍보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기부금을 받으면 어떤 지역사업에 쓸지 예상조차 못 할 정도로 자료가 부실하다. 주변 반응만 봐도 그렇다. 답례품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 잿밥에 관심이 더 있는 셈이다.

이 제도의 이름 그대로 자신의 ‘고향’에 기부하기보다는 매력적인 답례품을 내건 자치단체에 손을 내밀 확률이 높다. 매력적인 답례품도 중요하지만 기부금을 어떤 사업 등에 사용할지 각 자치단체마다 공개하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부 참여가 저조할 것도 우려된다. 이제 시행이 한 달여 남았는데 이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이 국민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94명이 이 제도를 모른다고 답했다.

또 충북연구원이 최근 충북에 연고가 있거나 지역을 떠난 19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이 제도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벼락치기 홍보라도 급한 시점이다.

고향에 정말 도움이 될까도 의문이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성공과 실패 여부를 단언할 순 없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막연한 기대보다는 현실적인 시선으로 이 제도를 바라봤으면 한다. 인구소멸을 넘어 지방소멸 이야기가 나오는 요즘, 이 제도가 사라져가는 고향을 살리는 힘이 되길 바란다.

참고로 충북의 경우 영동군과 제천시, 단양군 등 3개 시‧군이 답례품 선정을 끝냈다. 영동군은 답례품으로 △농·축산물(샤인머스켓, 사과, 블루베리, 배, 쌀, 표고버섯, 호두, 한우 세트, 한돈 세트) 9개 품목 △가공식품(와인, 곶감 세트, 과일 가공식품, 호두기름 가공식품) 4개 품목 △일라이트 생활건강제품 △관광상품 등 총 15개를 선정했다.

제천시는 누룽지 세트와 청풍호 모노레일 쿠폰, 관광택시 탑승권, 한우 세트 등을 지급한다. 단양군은 마늘과 아로니아즙, 산양삼 등과 민물고기 방류체험권, 사이버 군민증을 준다.

이외 나머지 시‧군은 답례품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청주시의 경우 최근 관련 조례안을 청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올해 안에 답례품과 공급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답례 품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시‧군과 차별성을 두기 위함이다. 다만, 청주지역의 농축산물과 기념품 등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옥천군과 보은군, 증평군, 괴산군, 진천군 등도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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