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함평=문승용 기자] 최근 경찰 등 공무원을 사칭하는 사건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익산청)이 발주한 도로시설개량공사와 관련 시공사 직원이 익산청 직원으로 사칭하며 3년간 보상업무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익산청이 발주한 전남 함평군 대동면 향교리에서 해보면 대창리를 잇는 국도 24호선 도로시설개량사업은 S산업㈜ 외 2개사가 시공하며 H기술개발㈜, ㈜N엔지니어링이 감리를 맡는다. 이 공사는 지난 2019년 4월 착공해 오는 2025년 4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총 공사비용은 516억원(시설비, 보상비)이다.
S산업㈜ 소속 3년 기간제 근로자로 활동했던 박 모 씨는 ‘국토교통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보상담당 팀장’이라는 명함을 제작해 토지수용과 공사피해 보상 주민들에게 명함을 전달하며 보상업무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박 씨는 "S산업이 명함을 제작한 것이다"고 둘러대고 "익산청 마크만 사용한 것이지 전화번호는 다 현장사무소다. 공무원이라고 하지 않았다"고 공무원 사칭에 대해 부인했다.
박 씨는 이어서 "익산청에서 보상업무 일을 위탁받아 처리하는데 S산업이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은 잘 몰라서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사칭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단순 보상업무 편리를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명함을 전달받은 A씨는 "익산청 소속 공무원으로 알고 토지수용이나 재산피해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해 오면서 단 한 번도 편히 진행된 사실이 없다"며 "2년 넘도록 익산청 직원으로 알고 협상하면서 보상을 질질 끌어온 사실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또 "명함만 보면 익산청 공무원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기관을 내세워 주민들의 보상금을 낮게 책정할 의도로 보여지고 기망 당한 것 같아 몹시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익산청은 "종종 보상을 전문적으로 담당하시는 분은 그렇게 하긴 하는데 국토교통부 로고까지 넣어가면서 하는 경우는 사실 없다"며 "현장을 통해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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