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천 골프 사건으로 본 전북 정치인들의 골프 악연 잔혹사
- 때와 장소 못 가린 부적절 골프 회동에 ‘망신 살’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전북 정치인들의 타이밍 못 맞춘 골프 사랑(?)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잊을 만하면 전북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이 도마에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국정감사 시작과 동시에 감사 진행 기간 골프약속
이번는 정운천(비례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난 4일 오전 국감 도중 문자메시지로 골프 약속을 잡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호남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전북 전주(전주시을) 지역에서 30여년만에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 돼 전국적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이런 정 의원이 이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 국정감사 업무 현황 보고 중 지인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골프 약속을 잡았다.
정 의원이 보낸 문자 속 언급된 장소는 경기도 광주시의 한 회원제 골프장이다. 정 의원은 해당 문자를 국감이 시작된 이후인 10시 25분께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도당위원장 때 이낙연 총리 주재 한국 GM 군산공장 비상대책 회의 시간 인근 골프장서 ‘나이스 샷’
김윤덕(전북 전주시갑)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으로 재임하던 2018년 2월 24일 ‘한국 GM 군산공장 폐쇄 비상대책회의 시간에 골프 회동 파문’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김 의원은 당시 한국 GM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며 1만1000여 명이 길거리로 내몰려 위기에 처한 비상 시기에 여비서 성폭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 요원 10여명을 초청한 골프 회동을 가졌다.
김 의원의 초청 골프 시간 이낙연 국무총리와 관련 장관 5명, 국회 관련 상임위 국회의원 6명, 그리고 GM총괄 부사장 등이 군산 GM공장 현장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즉 당시 여당의 전북도당위원장이 당연직으로 참석할 수 있었고 참석해야 했다.
김 의원은 군산 비상대책회의장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골프장에서 집단 골프를 친 것이다. 당시 안 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사건이 터지기 직전으로 민주당 차기 대권 후보로 안 지사가 가장 유력하게 떠오를 때였다.
이후 김 의원은 안 지사 일행과 함께 전주한옥마을에서 뒤풀이 술자리까지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더 거셌다. 전북 일당주의에 빠져있던 민주당은 이 사건을 개인 사과 차원으로 몰아가면서 흐지부지 무마했다.
◇ 민주당 소속 김완주 전북도지사-공직자 골프금지령 속 선거 대비 지역 본부장들과 가명으로 골프쳐 물의 야기
2013년 3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막 취임하고 남북 관계가 경색을 넘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4월중순 정부 각 부처는 물론 시도까지 공문을 보내 고위 공직자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고위 공직자였지만 하위직 공무원도 골프장 출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김완주 당시 전북도지사는 그해 5월 초 고창군 소재 한 골프장에서 도내 14개 시군 도지사 선거 대책본부장들과 함께 골프을 즐겼다. 시국을 의식해서 인지 김 당시 지사와 선거대책본부장들은 모두 가명을 쎴다. 김 지사의 가명은 '김난도'였다. 김 지사는 차기 도지사 선거(2014년 6월, 3선 도전)를 준비하기 위한 첫 조직 점거 차원의 골프 회동이었다.
김 지사의 가명 골프 회동 소속이 언론에 알려지자 청와대는 물론 감사원, 민주당까지 진상 조사단이 내려왔다. 김 지사는 3선 도지사직을 포기하는 선에서 이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는 3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 구제역 비상 속 중국으로 골프외유 떠난 전북도의장
구제역이 발생한 충남 당진의 한 축사에서 새끼 돼지 수천 마리를 전북 진안과 김제로 반입해 도내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린 2011년 1월.
김호서 당시 전북도의장은 새해에는 민생 현장을 찾아 도민과 동고동락을 하겠다는 호언장담을 뒤로하고, 1월 7일 중국으로 골프여행을 몰래 떠난 사실이 들통 나 물의를 빚었다.
김 의장은 당시 지인 등 4명과 함께 중국으로 골프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중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들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에서 골프를 치거나 칠 예정이었다.
김 의장은 애초 의장 비서실과 도의회 사무국 등에는 개인적인 일로 서울에 간다고 말했으며 일부 기자의 전화 통화에서도 서울에 머물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 더욱 곤혹스런 입장이 됐다.
◇ 국회의원 따라 기초 의원들도 회기 중 "굳샷"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골프 사랑은 산골 기초의회에서도 이어졌다.
전북 남원시의회 제231회 정례회가 진행 중인 2019년 6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회기 중 골프 회동을 가져 물의를 빚었다.
당시 골프회동을 가진 의원들은 "문제가 없다"면서 "할 일을 해놓고 머리가 아파 식힐 겸 휴식을 가진 골프 모임이었다"는 입장을 밝혀 구설수에 올랐다.
남원시의회 2019년 회기 운영계획을 살펴보면 의회가 열리는 날은 87일. 여기에 휴일 20일을 제외하면 실제 출석하는 날은 365일 가운데 67일이기 때문이다.
윤지홍 남원시의장도 동료 의원들의 회기 중 골프회동에 대해 "자유로운 의정활동"이라고 해명해 여론을 악화시켰다.
◇ 공적인 해외 출장에 아들 골프대회 수차례 관람한 이상직 의원
이상직 전 국회의원(전북 전주시을)도 골프 때문에 비난의 대열에 합류했다. 김 의원이 지난 2020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17대 이사장으로 재임 중 공적인 해외출장에 수차례 아들 골프대회를 관람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이 2018년 중진공 이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이뤄진 총 7회의 미국 출장 중 4회가 아마추어 골프선수인 아들 이모(25) 씨의 대회 출장 기간과 비슷한 시기‧지역에서 이뤄졌다.
특히 이스타 대량 해고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의원이 아들 골프 관람에 이스타항공 직원들까지 동원한 의혹도 제기돼 비판 여론이 더 거셌다.
당시 이 의원은 '한‧미 중소기업 지원 분야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2018년 7월22일부터 30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뉴욕‧워싱턴‧시카고를 방문했다. 이 의원의 7회 미국 출장에 소요된 경비는 1억500만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적절한 골프 회동이 정치적 타격을 입는 것을 알면서도, 끊이지 않는 전북 정치인들의 때와 장소를 못 가리는 골프 사랑의 이유가 무엇인지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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