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의사와 짜맞춘 느낌이 든다"
[더팩트ㅣ안동=김채은 기자] 10년간 보험금을 성실히 낸 가입자가 최근 백내장 수술을 받고 보험료를 청구하자 손해보험사가 시간을 끌며 보험료 지급을 미루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안동에 거주하는 A씨(65)는 10여년 전 한화손해보험사의 운전자보험에 가입을 하면서 보험 설계사의 제안으로 각종 질병 수술과 치료비를 보장하는 질병 입원 특약에도 가입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왼쪽 눈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방문한 결과 백내장 진단을 받은 뒤 눈의 상태가 계속 나빠지자 지난 7월 22일 서울의 한 안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A씨는 수술 전 안압검사 등 수십 가지의 검사와 수술진행 과정 등에 대한 상담을 받은 뒤 오후 2시 20분쯤 수술비용 450만원을 비롯해 보험금 청구 진단서 발급 비용 1만5000원 등 총 451만5000원을 결제했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약 8시간을 병원에 머물며 수술과 치료를 받았고, 서울로 통원 치료가 어렵겠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아 안동의 한 안과에서 수술 후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7월 25일 H손해보험에서 보험금을 청구한 이래로 한 달 넘도록 소식이 없어 문의한 결과 ‘통원 치료에 대한 25만원 밖에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손해보험사 보상담당자 B씨는 백내장 수술과 관련, 고객과 의사가 짜고 부당하게 보험금을 받는 사례 방지를 위한 ‘대법원 판례’를 들며 "수술로 인한 입원을 인정하는 6시간을 의사와 짜고 맞춘 느낌"이라며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A씨는 수술을 받은 자료를 들어 항의하자 보험사 측은 9월 2일 ‘보험금 지급지연 안내’라는 제목의 우편을 통해 "보험 심사에 대한 자료 협조거부로 지연됐으니 협조 바란다"는 답변을 보냈다.
A씨는 "보험사에서 요구한 각종 서류를 즉각 제공하고, 한화손해보험 손해 사정인을 만나 카드내역서 및 병원을 가기 위해 탄 열차 내역 등 관련 자료를 일체 제출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손해보험사 가입자들은 보험사 측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보험사 가입자 C씨 "보험 가입을 권유할 땐 언제고 보험금을 지급할 때면 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니 실망스럽다"며 "각종 증빙서류도 있는 보험가입자를 사기꾼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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