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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무원노조연맹 김현진 위원장 "하위직 공무원 처우개선 위해 싸울 것"

  • 전국 | 2022-09-10 09:17

최근 5년간 평균 공무원임금 인상률 1.9%..."생활물가, 최저임금 상승률 못따라가 개선 필요"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현진)은 정부의 2023년 공무원임금 1.7% 인상에 반발하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안순혁 기자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현진)은 정부의 2023년 공무원임금 1.7% 인상에 반발하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안순혁 기자

[더팩트 | 고양=안순혁 기자] 정부가 2023년 공무원임금 인상률을 1.7%로 결정했다. 공무원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현진. 이하 노조연맹)은 즉각 반발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삭감된 것이라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노조연맹은 '희생과 봉사만 강요말고 실질적 대우를 해달라'며 임금 현실화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연맹은 지난 30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2023년도 공무원보수 삭감에 대한 대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또한 9~10월 전국 릴레이 기자회견과 11월 5일 공무원·교원 노동자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노조연맹은 국가·지방·교육청·소방 공무원 등 8만5000여 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전국 조직이다. 공직사회의 '새로운 변화와 보편적 행복'을 추구하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초 한국노총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김현진 위원장에게 공무원 임금과 처우, 문제점과 대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노동조합들이 공무원임금 실질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임금과 관련해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가?

막연하게 공무원보수가 민간 기업에 비해 나쁘지 않다. 오히려 더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공무원들은 수년간 물가상승률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보수 인상률로 인해 실질 임금이 감소해 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사용자인 정부측에 항의하고 최소한 물가상승률 만큼이라도 보수를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공무원임금 인상률을 1.7%로 결정했다. 최근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삭감된 것이다.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평균 공무원임금 인상률은 1.9%로 나와 있다. 작년은 0.9%, 올해는 1.4% 인상됐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작년 3.2%, 올해 7월까지 6.13% 임을 고려하면 공무원보수는 그동안 실질적으로 하락해 왔다고 봐도 틀림없다.

공무원노동조합연맹 노조들이 지난 30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2023년도 공무원보수 삭감에 대한 대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공무원노동조합연맹 제공
공무원노동조합연맹 노조들이 지난 30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2023년도 공무원보수 삭감에 대한 대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공무원노동조합연맹 제공

-본봉은 낮지만 각종 수당 등 총 임금은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언론에 나오는 평균 공무원보수라는 것에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있다. 3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들의 보수까지를 포함하는 전체 공무원들의 평균 보수는 적지 않은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하위직 공무원들의 보수는 매우 열악하다. 특히 공무원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8, 9급 공무원들의 연봉(본봉)은 최저임금에 근접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미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각종 수당 등을 합하더라도 실 수령액은 생계비에 턱없이 모자라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만큼 하위직 공무원들은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누계 인상률은 41.7%이나 공무원보수 누계 인상률은 9.85%에 불과하다. 2022년 최저임금은 월급으로 191만4440원이다. 2022년 9급 공무원 1호봉은 168만6500원, 8급 1호봉은 172만300원에 불과하다.

2023년 최저임금은 월급은 201만 580원으로 올해보다 5%가 인상되었다. 내년도 공무원보수 인상율이 1.7%에 불과하다. 그 차이는 더욱 더 벌어지게 된다. 1.7% 인상률을 적용한다면 9급 1호봉에서 5호봉까지, 8급은 1호봉에서 4호봉, 7급은 1호봉 공무원들이 최저임금 이하가 된다. 실질적으로 5년차 미만은 대부분 최저임금이하 구간에 포함된다 할 것이다.

정부도 "내년도 하위직 공무원 보수가 최저임금보다 낮을 수 있다"는 노조연맹 주장에 대해 "공무원보수규정 개정 등 세부적인 제도설계과정에서 중하위직 공무원 보수가 최저임금에 미달되지 않도록 적극 조치" 계획을 밝히며 인사혁신처가 사실상 시인을 했다.

-공무원임금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원칙적으로 공무원들의 보수는 인사혁신처 내규로 운영되는 공무원보수위원회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 보수위는 사용자라고 할 수 있는 정부측 추천 위원과 공무원 노동조합측 추천위원, 공익을 대표하는 공익추천 위원 등 15명으로 구성돼 운영된다. 형식적으로는 이 공무원보수위에서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공무원보수인상률을 결정하여 인사혁신처장에게 권고하며, 인사혁신처장은 다시 기획재정부에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기재부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회로 넘기면 국회의 심의를 거치고 차기 연도 공무원보수 인상률이 결정되는 구조다.

지금까지 공무원보수위는 매년 파행적 운영을 면치 못한 부분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제도의 한계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공무원보수위를 형식상으로 그럴 듯하게 만들어놨지만 실질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1인 시위에 나선 한국노총공무원노조연맹 장혜진 여성부위원장이 고양시청 앞에서 정부의 생활임금 정책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공무원노동조합연맹 제공
1인 시위에 나선 한국노총공무원노조연맹 장혜진 여성부위원장이 고양시청 앞에서 정부의 생활임금 정책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공무원노동조합연맹 제공

-기획재정부가 공무원보수위원회 결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선 인사처 내규에 불과하여 법적 근거가 취약하다. 또 공무원임금과 관련하여 실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가 보수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보니 공무원보수와 관련하여 보수위에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힘이 실리지 않는 형편이다. 또 노동조합의 대표성도 문제다. 공무원보수위에 참여하는 노동조합이 공무원 다수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실제로는 대표성의 근거가 부족하다. 현행 공무원보수위는 교원이나 소방·경찰 등 제복공무원을 대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참여하는 공무원 노조도 다수 조합원을 포괄하는 노조는 배제되는 등 불공정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공무원노조연맹의 대안 있는가?

우리 노조연맹은 이런 공무원보수위 구성·운영과 관련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법을 제정하여 공무원보수위원회를 설치·운영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공무원보수위원회의 대표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법적 근거를 갖고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보수위가 법적 근거를 갖고 공정하게 운영된다면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등 제반 경제여건을 고려하는 등 공무원 보수를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논의하여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를 통해 매년 공무원보수와 관련한 소모적인 논쟁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무원임금과 처우개선 등을 위한 공무원연맹의 향후 계획은?

최근 5년간 젊은 공무원들이 공직을 많이 떠나고 있다. 낮은 보수와 공무원연금에 대한 매력이 감소하여 그럴 것이다. 한국노총 내 다른 교사노조연맹, 전국우정노조와 연대하여 하위직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투쟁해 나아갈 것이다. 또한 국회를 중심으로 공적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설치되었다. 이에 사회적 대회기 구를 통해 당사자들과 충분한 소통과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9~10월 전국 릴레이 기자회견과 11월 5일 공무원·교원 노동자대회를 개최하는 등 대정부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다.
newswo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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