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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전 대전 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찜질방 전전하며 범행 계획

  • 전국 | 2022-09-01 18:01

범행 주도 이승만 자백 …“망치로 총 잘게 부숴서 버려”

대전경찰청 전경 / 대전경찰청 제공
대전경찰청 전경 / 대전경찰청 제공

[더팩트 I 대전=라안일 기자] 21년 전 대전 은행 강도 살인을 주도한 이승만이 그동안 부인하던 범행을 자백했다.

이성선 대전경찰청 강력계장은 1일 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승만이 어제 오후부터 신경 변화를 일으켜서 오늘 오전 구체적으로 범행 경위를 자백했다"며 "본인이 범행을 주도적으로 했고 이정학은 본인의 지시에 따라서 범행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승만은 긴급 체포 뒤 경찰이 자백을 유도한다고 보고 이정학이 범행을 실토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의 계속된 수사와 설득으로 뒤늦게 자백한 것이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국민은행 충청본부 지하주차장에서 은행 직원에게 권총을 발사해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탈취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승만과 이정학의 진술에 따르면 이승만이 훔친 차량을 운전해 경찰관을 친 뒤 이정학이 차에 내려 경찰관의 권총을 탈취했다. 강도살인 범행 당시 총을 쏜 것도 이승만이며 이정학은 현금 수송차량에 있던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차량에 실었다.

이들은 범행 전날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또 다른 차량을 이용해 서구 갈마동 상가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한 뒤 이곳에서 미리 가져다 놓은 이승만 차에 돈가방을 실었다.

이후 행적 등에 대해서는 둘의 진술이 엇갈린다. 이승만은 자신의 차를 타고 대전대학교 인근 야산에 돈가방과 권총을 숨겨놓고 대전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온 뒤 나중에 돈가방과 총을 찾았다고 진술했지만 이정학은 택시를 타고 대전역으로 와 기차를 타고 대구에 갔다고 했다. 대구는 이들이 학창 생활을 보낸 곳이다.

훔친 돈에 대해서도 이승만은 1억 5000만원씩 나눴지만 이정학은 자신은 9000만원을 가졌고 이승만이 2억 1000만원을 챙겼다고 진술했다, 이승만은 훔친 돈을 전부 주식으로 탕진했으며 이정학은 분실했다고 말했다.

이정학은 이승만이 훔친 권총을 바다에 버렸다고 했지만 이승만 본인은 망치로 잘게 부신 뒤 여러 번에 걸쳐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승만은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 등 총알은 모두 쐈다고 실토했다.

이승만은 범행 전 불법 복제 테이프 도매업을 하다 두 번이나 단속돼 교도소에 가고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자 사회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학도 특별한 직업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시 집에서 나와 함께 찜질방에서 생활하면서 범행을 계획했다.

이정학은 범행 전에도 범행 후에도 전과가 있으며 이승만은 범행 전 전과가 있지만 범행 후에는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 이들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이 사죄하고 죄를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선 강력계장은 "며칠 전 유족에게 사건을 설명하고 진행 상황을 설명해 드렸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며 "송치 후에도 검찰하고 협력해 필요한 수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2일 이승만과 이정학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raiohmygo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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