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브로커 세력 상관면 편백숲 사적 구입 후 군 지원 일사천리…완주군, 편백숲 '감사' 철퇴
[더팩트 | 완주=이경민 기자] 전북 완주군에서 정치 브로커로 지목받는 세력이 땅을 사자마자 군 예산과 행정력이 투입돼, 수년간 특혜 시비를 낳았던 ‘상관 편백숲 조성 사업’이 특별감사 도마에 올랐다.
이는 <더팩트>가 최근 발간된 전북 완주군 '민선8기 완주군수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송형수) 활동 결과 보고서(백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다.
12일 인수위 백서에 따르면 상관 편백숲 조성 사업은 완주군 산림녹지과, 도로과, 축산과 등 주요 부서 업무와 연결된 완주 군정의 특혜 의혹 해소 대상으로 지목됐다. 실제 인수위는 산림녹지과 인수 업무와 관련 2항에 ‘상관 힐링의 숲 조성’(상관 편백숲 자연휴양림)에 대해 ‘감사 시행’을 검토 의견으로 보고서에 명시했다.
군수 인수위에 참여했던 한 위원에 따르면 보고서 내용은 절제된 것으로 실제 업무보고 현장은 특혜 문제로 검찰 고발 조처까지 언급됐다는 것이다. 일단 감사는 △진입로 군비 투입 배경 △휴양림 지정 △외곽 진입 도로 개설 작업 등에 집중되면서 정치 브로커의 개입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더팩트>가 완주군 감사실에서 확인한 결과 완주군은 상관 편백숲 진입도로 확포장 공사(1.5km)로 군 예산 61억 원(2016~2020년)을 투입했다. 이에 앞서 2015년에는 관광 안내판과 안내소 등 편의 시설로 1억 원(2015년)도 투입했고 올해는 수 억 원이 투입돼, 대형 주자장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완주군은 또 지난 2020년 이 편백숲이 산림청이 지정하는 ‘사설 자연 휴양림’의 지정될 수 있도록 주민설명회와 서류 작성 등 행정적 지원에 나섰다. 특히 산림청이 사설 휴양림으로 지정한 직후인 지난해(2021년) 4월 완주군은 곧바로 편백숲에 진입하는 외곽 도로 건설(마을을 통과하지 않은 도로) 협의에 들어갔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완주군은 지난해 10억 원의 지방채까지 발행하는 등 이 사업을 위해 현재까지 80~100억 원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완주군의 이 같은 자금과 행정력이 투입되기 직전인 2015년 2월 (유)PC(한글-영어 이니셜)라는 농업회사법인이 전주에 설립돼, 27만2632평(86만6688㎥)에 이르는 편백숲을 사들였다.
(유)PC의 주주는 치과의사와 개인 건설 사업자 등 2명으로 산림 조성이나 휴양림 사업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두 명은 모두 박성일 전 완주군수와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무주·진안·장수)의 선거 참모를 지냈던 A 씨의 고교동기(의사)이고 친동생(개인 건설 사업자)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박 전 군수와 안 의원의 정치적 약점을 잡고 각종 사업과 자금을 요구하다 구속(정치자금법 위반) 된 바 있는 정치적 브로커로 알려져 있다.
(유)PC는 완주군 지원으로 편의 시설이 확충되자 지난 2017년부터 등산객 1인당 5000 원씩의 입장료(현재는 폐지)를 받는 등 상행위를 하다 민원의 철퇴를 맞은 바 있다.
완주군의회 전직 군의원은 "개인 땅인 편백숲은 지난 7년간 완주군의 자금 투입과 홍보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유)PC가 인수할 당시 평당 1만 원 정도(총 인수금액 30억 원 정도)했는데 지금은 10만 원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이 사업은 주민 반발로 외곽 도로 건설 사업 진행은 현재 중단됐다"면서 "(박성일 전 군수 당시 추진된) 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 사건을 사법 당국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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