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직 최고위원 기대 ‘동상이몽’…호남 결집 절실
[더팩트 | 전주=김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대 지지기반이면서 텃밭인 전북 등 호남이 정치 변방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한 호남 출신 송갑석 후보(광주 서구갑)가 있지만,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고, 민주당 공약이나 방향도 수도권 중심이다.
송 의원은 지난 11일 전북을 찾아 "호남 단일후보인 저를 통해 호남 정신을 민주당 지도부에 새겨주고 호남 정치력을 복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당대회 흥행에도 먹구름이 보인다. 텃밭인 호남이 움직이지 않고 있어서다.
또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고착화 되는 양상에다. 전당대회 일정이 휴가철과 맞물려서다.
수도권 정당화가 되어가는 민주당에 비수도권 호남 출신이 지도부 입성에 좌초될 경우 호남 정치력 약화가 불 보듯 한다.
지역을 대변해줄 소통창구 부재 우려가 커지면서 전북의 결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병도 의원(익산을)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호남 정당을 벗어나 전국 정당이 됐는데 수도권 출신으로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은 민주당의 필승 전략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과 지방이 단단히 연계하는 게 민주당이 이기는 공식이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조화롭게 가는 게 민주당의 필승 구도"라고 덧붙였다.
호남이 민주당의 텃밭이지만 당 지도부에서 배제될 경우 호남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을 뿐더러 주요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서 번번이 후순위로 밀리게 될 수 있다.
초선이 다수인 전북 8명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포함돼 있는 지역 구심점이 없는 만큼 지역구 예산 확보 등에서도 ‘파워 게임’에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정부의 내년 전북 예산에 기우뚱 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번번이 민주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 전례 탓에 이번에도 탈락할 수 있단 위기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전북 의원들은 지난 12년 동안 선출직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2015년 12월 28일 더불어 민주당으로 당명변경과 함께 문재인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이때도 선출직 뿐 아니라 지명직 최고위원에도 전북은 없었다.
21대 국회 당시에는 한병도 의원(11.14%)이 전당대회에서 호남 단일주자로 최고위원 도전에 나섰으나 고배를 마셨다.
지도부 입성 실패는 고스란히 중앙 정치 약화로 이어지는 게 불 보듯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은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북에 선출직 최고위원은 없지만 이재명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2명의 최고위원을 지명할 수있다.
‘전북 몫’이 있을 거란 기대가 있지만, 서로 이해관계가 있어 ‘동상이몽’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아직 경선이 치러지지 않은 호남의 권리당원 수는 32%(광주 8%·전남 11%·전북 13%)에 달하는 만큼 호남이 총결집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전체 권리당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호남지역 경선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전대 흥행과 컨벤션 효과는 물론 당권 및 최고위원 자리의 향배가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민주당 지도부가 ‘친명’과 ‘수도권’ 일색이라면 비수도권은 일정 부분 소외되지 않겠느냐"며 "호남에서 정치 자생력을 키워 민주당 지도부를 입성해야 호남의 ‘파이’도 커지는 만큼 지역에서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해 '잘하기 경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할 때"라며 "호남과 영남에서 언제까지 선택지가 하나뿐이어야 하나. 그저 공천만 하면 당선이 되는 악습이 계속되는 한, 지방소멸을 앞당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13일 부산·울산·경남, 14일 세중·충청·대전, 20일 전북, 21일 광주·전남, 27일 서울·경기 등을 순회하며 경선을 이어간다. 28일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당선자가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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