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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언제 날아올지 모르니 공포스럽죠ᆢ"...마을에 포탄 ‘탄피’에 ‘탄두’까지

  • 전국 | 2022-07-21 18:32

6년여 전에는 도비탄이 공장 지붕 뚫고 사무실로

'상무대와 상생하는 옐로우시티 장성군'이라는 구호가 상무대로 향하는 회전 교차로 조형물에 적혀있다. / 장성=이병석 기자
'상무대와 상생하는 옐로우시티 장성군'이라는 구호가 상무대로 향하는 회전 교차로 조형물에 적혀있다. / 장성=이병석 기자

[더팩트 I 장성=이병석 기자] 얼마 전 전남 장성군 소재 상무대 육군기계화학교 전용 사격훈련장인 황룡포사격장에서 포탄의 탄두로 추정되는 물체가 장성군 진원면 상림리 학동마을에 날아들었다.

"이런 일이 또 발생하니 솔직히 무섭소" "재수 없으면 부지불식간에 봉변을 당할 수도 있으니 하는 말이요"

21일 찾은 전남 장성군 진원면의 학동마을에는 주민 대여섯 명이 당산나무 아래 정자에 앉아 불안한 표정으로 넋두리하듯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앞서 상무대 관계자들이 피탄 현장을 찾아 마을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천명했으나 주민들은 마뜩잖은 표정이다.

주민들은 "상무대에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장성군에서도 상무대에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했는데 그 실효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21일 전남 장성군 진원면 학동마을 주민 대여섯 명이 당산나무 아래 정자에 앉아 불안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장성=이병석 기자
21일 전남 장성군 진원면 학동마을 주민 대여섯 명이 당산나무 아래 정자에 앉아 불안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장성=이병석 기자

그도 그럴 것이 학동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수년 전 마을과 인접한 아랫마을에 포탄 파편이 지붕을 뚫고 방으로 떨어지는 사건이 있었다"며 "만약 방에 사람이 있었다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고 주민들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더해 이 마을은 아니지만, 6년 전쯤 장성군의 한 사격장에서 MG-50기관총 사격 훈련 중에 구경 12.7㎜ 탄환 1발이 2.8㎞ 떨어진 공장의 지붕을 뚫고 사무실 책상에 박혔다. 발사된 탄환이 과녁을 맞힌 뒤 튀면서 공장까지 날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한데 이번에는 급기야 포탄 탄두가 마을의 한 주택으로 날아들어 샌드위치 패널로 된 지붕을 뚫고 철제 문짝을 찢어 놓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

김한종 장성군수가 피해를 입은 주택을 찾아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전남 장성군 진원면 학동마을의 한 주택에 포탄의 탄두가 지붕을 뚫고 철제 문짝을 찢어놓았다. / 장성군청 제공
김한종 장성군수가 피해를 입은 주택을 찾아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전남 장성군 진원면 학동마을의 한 주택에 포탄의 탄두가 지붕을 뚫고 철제 문짝을 찢어놓았다. / 장성군청 제공

낙하물로 인한 충격이 너무도 컸던 탓에 주민들은 "만약 집안에 사람이 있었다거나 마을 회관 등 집합 시설에 떨어졌더라면..." 몸서리가 처지는 듯 고개를 젓는다.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전제가 언젠가는 현실이 돼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이곳 학동마을을 엄습하고 있다.

한 주민들은 "항상 불안감을 이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며 "우리(마을 주민)들이 떠나든 부대가 떠나든 둘 중 하나는 이곳을 떠나야 끝날 것 같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주민은 "군부대가 옮겨가거나 우리(마을 주민)들이 터전을 버리고 이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일회성 대책보다는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을 이어 갈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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