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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교육청 수억 혈세 낭비... 뒷짐지고 '나몰라'

  • 전국 | 2022-07-21 21:00
포항중학교에 설치된 조명등이 눈이 부셔 학생들이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안병철 기자
포항중학교에 설치된 조명등이 눈이 부셔 학생들이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안병철 기자

[더팩트ㅣ포항=안병철 기자] 포항교육지원청이 수억 원을 들여 설치한 야간 조명등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교육청은 지난 2018년 포항중학교의 학교 체육 및 방과 후 활동을 활성화하고 야구부 학생들의 훈련시간 확보를 위해 예산 3억 3800만 원을 들여 야간 조명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어두운 야간훈련을 위해 설치한 조명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학생들의 눈을 부시게 하며 훈련을 방해하고 있다. 학생들은 땅바닥을 보며 훈련을 해야되는 실정이다.

야구부 학생 A씨는 "눈이 부셔 날아오는 공을 볼 수가 없다"며 "야간에는 수비 연습은 다칠 수 있어 배팅 연습만 한다"고 호소했다. 조명등이 눈이 부신 것은 애초 스포츠 조명 전문 업체가 아닌 일반 가로등·조명 업체가 시공하면서다.

이에 포항교육청은 "현재 상태에서는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다 최근에서야 "다시 방법을 찾아본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도 전문 업체에 맡기고 싶지만 2200만 원 이상 공사는 나라장터에 입찰 공고를 내는 게 원칙이다"고 말했다.

야구부 학부모 B씨는 "가로등 업체가 기둥을 세우고 조명업체가 조명을 달았다"며 "전문 업체가 아닌 업체에서 시뮬레이션을 하고 시뮬레이션 당시에도 영업팀 직원이 와서 했는데 제대로 될 일이 없는 게 당연하다"고 토로했다.

조명등이 설치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부신 일이 발생하자 야구부 관계자들도 교육청에 수차례 항의했지만 교육청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시뮬레이션을 거쳐 확인을 다했다"며 "추가 예비비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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