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다양한 생각의 집합체...“진보당이 문을 열어놓고 다양한 의견 받아들여야”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2016년 그 해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였다. 민심은 물처럼 잔잔하게 권력자를 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도 있고, 거대한 파도처럼 권력자가 탄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2014년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후 그들의 모습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대부분 국민들은 그들이 다 사라진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을 넘어 전국에 21명의 당선자를 냈다. 진보당이라는 이름으로였다.
‘정의당이 하늘로 갔을 때, 진보당은 땅으로 파고들어 시민의 삶을 보듬어 안으려 했다’는 어느 진보당 당직자의 말이 피부로 느껴진다. 나주시의회에서도 재선에 성공한 시의원이 있다. 진보당 황광민 나주시의원이다. 진보당으로 재선에 성공한 황광민 의원(43)과 함께 진보정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주시의회 부의장을 맡게 됐는데 어떤 일을 주로 하나
나주시는 총 5개 의장단으로 구성되어있다. 의장, 부의장, 3개 상임위인데 부의장은 의장 부재시 권한과 역할을 대행하는 임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5개 의장단 중 가장 미미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웃음) 하지만 부의장직을 맡게 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지금이 9대 의회인데 지난 8대 의회에서는 전반기·후반기 의장단을 민주당에서 독식을 했었다. 의회라는 곳이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담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일방적이고 독단적이었다.
이번 의회에서는 민주당이 독점하지 않고 그나마 협치로 구성했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나주시의 현안문제에 대해서 말해달라
우선 지난 민선 7기에서 다양한 갈등문제가 외연화가 되었다. 노동조합과 집행부와의 갈등문제, 나주시 환경미화원 채용과정에서의 각종 불법적인 잡음, 또 나주교통 보조금 지급과정에서의 투명하지 않은 점 등 사실 지역에서 쉬쉬했던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거론됐었다.
그리고 지금 최고조의 갈등에 휩싸여 있는 나주 SRF 열병합 발전소 문제가 있다. 또 그런 과정에서 나주 집행부 공무원이 나주시 의원을 고소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그래서 이번 의회에서는 민선 7기에서의 갈등문제를 빠르게 해소하는 그런 활동이 되야 한다.
(나주 SRF 열병합 발전소는 나주혁신도시를 만들면서 지역난방을 위해 지어진 것으로 보통은 연료를 LNG를 사용하지만 나주에서는 플라스틱 고형물 연료를 가지고 난방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이 플라스틱 고형물이 광주광역시의 쓰레기를 재처리하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나주 혁신도시 주민들은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음을 이유로 발전소 가동하려면 친화경 연료를 쓸 것을 주장했다.)
나주 SRF 열병합 발전소 문제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30만㎡ 이상의 신도시가 개발될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자체 발전시설을 둬서 난방시설을 해결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 그 기준이 전국 10개의 혁신도시가 해당된다. 그런데 유독 나주만 발전연료로 LNG가 아닌 고형 쓰레기 연료라는 표현을 쓰는 연료를 활용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큰 쟁점이 두 개가 있다. 첫 번째는 나주혁신도시에 실주민들이 들어오기 전에 수용성 조사가 이루어졌다. 두 번째는 중앙난방이기 때문에 매일 일정량의 연료가 필요한데 하루에 고형 쓰레기 연료가 약 440톤 정도의 규모다. 그래서 난방공사가 애초에 계약했던 6개 시·군의 것만 가지고는 현저히 부족해서 중간에 광주광역시 쓰레기 전량을 가져오기로 계약을 바꾼 것이다. 또 시범운영과정에서 악취와 피부발진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개적인 주민들의 투표와 청정연료를 사용하는 해결책이 있다고 본다.
진보당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현재 대한민국은 가장 거대한 양당의 시대이다. 그러다보니 소수정당의 의제가 옳든 틀리든 간에 국민들이 소수정당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진보당이 지역에서 당원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겠지만 주권자들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선거제도도 개편되어야 한다고 본다. 가령 3인 선거구에 거대 당이 한 명의 후보만 내야함에도 3명의 후보를 내버리면 결국 소수정당은 거기에 꺽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사실 중대선거구를 만든 이유도 지방의회에서는 소수의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취지가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것이 무색하게 되었고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인이 나온 것이다.
진보당의 아픈 손가락이랄까, 전신인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사면이 요원하다
우선 통합진보당 해산 건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정리가 됐다고 본다. 국민들의 촛불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심판했기 때문이다.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행동은 처벌할 수 있어도 말과 생각은 처벌해서는 안 된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석기 전 의원이 내란음모 죄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내란음모 죄는 무죄를 받았다. 내란선동 죄로 처벌받았는데 개인적으로 내란선동 죄를 말한다면 태극기 부대들은 다 그 죄목으로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역사적 아이러니이다. 가해자인 박근혜는 사면받았고 피해자인 이석기 전 의원은 가석방 상태이다. 정치적 기소에 정치적 판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보당 집행부 2기가 곧 구성되는데 어떤 목표가 있을까
전국에서 총 21명의 후보가 당선되었다. 기초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골고루 당선되었는데 지역에서 정말 참신하고 새로운 의정활동 하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진보당 집행부 2기는 무엇보다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커다란 임무이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에 균열을 내는 진보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야겠고 더불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진보정당들과 힘을 합쳐서 활동을 하려고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실적으로 거대양당에 맞서 싸우려면 정의당과 통합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사실 감정적인 문제는 접어두고 진보당과 정의당은 큰 틀에서 진보정당의 큰 축이다. 광주·전남만 빼놓고 나머지 지역은 진보정당이 다 단일화 후보를 냈다. 광주·전남은 특수성이 있다고 본다 하더라도 이렇게 단일 후보를 낸 것은 나중에 진보정당의 통합을 위한 초석은 어느 정도 마련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최소한 거대양당의 기득권의 타파를 위해서 어느 세력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형식이야 이번 지방선거처럼 후보 단일화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당을 만들 수도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당원들의 치열한 토론이 있어야 하겠지만 진보당이 넓은 마음으로 문을 열어놓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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