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성’은 미래 희망 아우르는 포괄 적 개념…“민주당, 박지현 미래정치 자산으로 여겨야”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정치권에서 ‘청년정치’라는 언급이 회자되기 시작한지도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성과를 차지하고 획기적 변화의 양상도 전개됐다. 박지현과 이준석의 전면 등장이 상징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청년정치라는 키워드는 일상의 정치에서 정치혁신의 문을 열어가는 열쇠로 작동되고 있는 것일까? 한사코 개혁의 길을 가로막는 낡은 정치의 잠금장치를 해제시키는 온전한 키워드로 작동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미숙함’이라는 세태어로 곧잘 훼손되는 청년정치…그러나 청년정치인이라는 호칭 속에는 ‘변화의 희망’이 담겨있기에 비상구가 필요한 작금의 한국 정치사에서 포기할 수 없는 화두일 것이다.
청년후보라는 이름으로 광주광역시의회에 입성한 이명노 시의원(27)을 만나 청년정치의 의미를 되짚어보았다.
- 광주광역시 9대 의회 개원 7일째다. 소감은?
행사장에 가면 제 자리가 내빈석에 마련돼 있는 게 여전히 어색하고 낯설다. 또 누군가의 안내를 받고 의원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것 등 모든 것들이 아직 생경하다. 실감이 안 나고 그럴수록 뽑아준 주민들한테 감사한 마음의 여운이 더 짙게 밀려와 머릿속에 참 많은 생각들이 맴돌고 있다.
- 평소 생각했던 지방의회를 실제로 대면한 느낌은?
굉장히 경직되어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그렇게 어려운 정치조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험을 해보니까 아직까지는 굉장히 유연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게 첫인상이다.
의회 업무에 관련된 실무자 분들과 나누는 대화에서도 인간미가 많이 느껴졌다. 본격적으로 회기가 시작되면 이 느낌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사무처 직원들, 그리고 시청과 교육청에서 업무보고를 하는 과정에서도 짐작했던 것보다는 사교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이 됐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깊어졌다. 초선 시의원으로 어렴풋이 공부할 게 많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공부할 게 너무나도 많아 보여 머리가 무겁다.
- 의원은 입법으로 말한다. 혹시 꼭 발의하고 싶은 조례가 있다면.
머리 속을 맴돌고 있는 조례가 정말 많다. 당장 준비하고 있는 조례는 옴부즈맨 제도 운영에 관련된 조례를 보완하고 싶다. 광주시가 옴부즈맨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과연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특히 이번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이슈화된 성폭력 사태들이 뒤늦게야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광주광역시 관내에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진정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이 있었는가 하는 의구심이 깊어졌다.
옴부즈맨 제도는 정말 힘들고 필요 할 때 거리낌없이 찾아가 상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많은 사람의 시선에 노출되는 시청 로비에 있는 게 아니라 더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분리된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피해자들이 법적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전문 변호사 인력이 배치돼야 한다. 인권 지킴이인 옴부즈맨 제도가 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조례를 보완하고 싶다.
- 정치에서 ‘청년성’ 이란게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정치에 있어서 ‘청년성' 얘기를 하다보면 혁신, 변화 이런 것들을 당연한 답안으로 제시되는데, 제 생각은 비슷한 갈래이긴 하지만 조금은 다른 뉘앙스로 바라보고 있다.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청년성은 미래라고 생각한다.
지금을 사는 것은 중장년을 포함해 모든 세대이겠지만 청년은 한 세대로 국한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는 언젠가 청년이었고, 또 세대와 세대를 거치며 그 역할이 이어져가는 미래의 전반을 포괄하는 그런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정치는 청년만이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주장을 해나가야 될 그런 가치라고 얘기하고 싶다.
- 당권 경쟁에 맞물려 박지현 전 위원장과 민주당 중진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보는가?
박지현 전 위원장이 민주당의 위기 상황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 굉장히 큰 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대위가 전당대회까지 주체에 이르지 못하고 총사퇴를 한 후 새로운 비대위가 구성이 됐다. 그 과정이 꼭 박지현 전 위원장의 잘못은 아니더라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주당 중진들도 비상 상황을 책임졌던 박 전위원장을 당의 자산이자 가치 있는 재목으로 생각하고 반목과 갈등이 아닌, 키워나갈 수 있는 방향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민주당이 비틀거리고 있다. 이 의원이 진단하는 원인과 처방은?
일단 시대적 담론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대선 패배도 그렇고 지방선거 패배도 근본 원인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데 있다. 새로운 정치세대를 키워내지 않았기에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새로운 사람을 키워내는 게 아니라 이미 어느 분야에서 걸출한 인물이 된 사람들을 캐스팅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인물들을 수혈해왔다. 이제 이같은 패러다임을 벗어나 국민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고 대표 정치인으로 자라날 수 있는 지속 성장 가능성을 목표로 신진 정치인을 양성해가야 한다. 단, 민주당이 바라는 상품만을 만들겠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갓 정치에 입문한 입장에서 굉장히 살얼음판을 걷듯이 모든 게 조심스럽다. 다르게 말하면 위축됐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의민주주의 안에서 시민사회의 대변인이라는 생각으로 부당함을 다그치는 목소리를 내는 연습을 꾸준히 해 나가다보면 지방자치 발전에도 그리고 민주당 변화에도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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