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모터스 올바른 성장 위해 모든 지원…가교 역할 통해 합리적 대안 마련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민생당 김정기, 이관승 대표를 포함한 중앙당 지도부가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아 민심잡기에 나선다.
민생당 중앙당은 20일 광주광역시청 앞 광장에서 'GGM민간매각 지지 및 현대차 건의문 전달'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큰 적자와 복지혜택 논란으로 위기를 맞는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민생당은 그동안 3년여의 기나긴 내홍을 겪어왔다. 당연히 정치적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때 45만 여명에 달했던 당원들의 상당수가 빠져나가면서 식물정당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하지만 6월 초 선관위로부터 대표권을 인정받은 김정기, 이관승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김정기 대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관승 대표는 호남, 충청을 중심으로 당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당의 살림살이는 임동순 사무총장이 책임지고, 김영숙 전국여성위원장도 최근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역에서는 박대우 광주시당, 박매호 전남도당 위원장 등이 정치력을 발휘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출발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민생당이 포기할 수 없는 호남을 중심으로 당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 여세를 몰아 내년 4월 치러지는 전주을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수도권까지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호남에서의 정치적 기반으로 전국정당화의 기틀을 갖추면 2024년 총선에서는 제3당으로서의 입지를 충분히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형일자리’ 광주글로벌모터스 민간매각 논란 "냉정하게 판단해야"
그런 측면에서 광주글로벌모터스 민간매각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는 민생당과 호남 정치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변화조짐을 보이고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역점사업이라는 정치적 의미와 호남 정치를 독점했던 민주당의 상징성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큰 적자와 복지혜택 논란으로 언론보도가 잦아지면서 시민들이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 문제가 어떤 결론에 도달하느냐에 따라 두 당의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튼튼한 민간 기업에 매각해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민생당의 주장이 나오자마자 이용섭 시장이 "이전 정부, 민선7기의 성과라는 이유로 폄훼하고 흠집 내려고 한다."고 강력하게 반발한 것도 정치적인 셈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강기정 당선인 역시 진영논리에 갇히기 쉽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생당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광주형일자리’라는 정치적인 단어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자동차를 단순조립 하는 공장에 불과한데도 시민의 혈세를 쏟아 붓는 것은 정책의 실패라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사업이라거나, 민주당 추진했던 사업이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민생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인플레 심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 여러 가지 지표도 민생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21년도에만 200억 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인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행정기관이 1대주주로 있는 특수성 때문에 탄력적 대응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민생당에게 유리한 국면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 민간매각추진협의회’ 구성 서둘러야
‘광주글로벌모터스 민간매각추진협의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민생당 광주시당 박대우 위원장은 "여러 가지 수치를 대비해보면 향후 자본잠식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자명한데도 중앙정부의 정책과 예산지원을 전제로 버티고 있다는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의 호남차별론과 소외론을 일으켜서 호남 정치의 독점 구조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낡은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당이 민간매각을 주장하자 이 시장이 지역경제와 국가적 손실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실망스러운 대응이다. 경제는 숫자다, 계산기를 들고 시민들 앞에서 논리적으로, 있는 그대로 토론하면 될 것 아닌가? 왜 정치적인 말로 피하고 있는가, 말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숫자는 바뀌지도 바꿀 수도 없다. 광주시정을 책임졌던 논리치고는 너무 빈약하고 누추해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대표 취임 이후 처음 광주를 찾은 이관승 공동대표는 "오늘 저를 비롯한 민생당 지도부와 모든 당원들이 망월 묘역에 잠들어계신 민주열사님께 지금까지의 분열을 끝내고 하나로 뜻을 모아 정치개혁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전하러 왔다"며 "저 역시 기업을 경영했던 경험과 지식으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은 하루하루가 힘든 상황인데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권력의 남용이고 독선"이라며 "고인 물은 썩는 것처럼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일당이 차지했던 오만한 권력의 폐해이기에 민생당이 앞장서 반드시 무너뜨리겠다. 시민들께서도 민생당에 힘을 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기 공동대표는 광주선언을 통해 "진정한 정치 개혁은 멀리 있지 않고 민생을 살피는 것이기에 광주시당이 모든 것을 내걸고 싸우고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 민간매각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며 "박대우 위원장은 광주에서, 우리는 서울에서 각자 주어진 역할을 하겠다. 양재동 현대차 본사를 방문해서 광주시민들의 뜻이 담긴 건의문을 잘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공동대표는 이어 "1박 2일 동안 중소기업을 방문하는 등 민생의 목소리를 듣고자 호남을 찾았다"며 "45만 당원이 함께 했던 민생당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앞으로도 호남에 필요한 일, 호남이 맡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정책정당 민생당을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광주시당 박대우 위원장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현대차만이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막아줄 수 있다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애초에 행정기관이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을 세계적 기업 현대차는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치 논리로 밀어붙이는 대한민국 정치의 후진성으로 지금 가장 난처한 입장에 있는 것도 바로 현대차"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공무원은 수시로 업무가 바뀌기에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시장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업무 연관성이 사라지고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 때문에 결국 만신창이 사업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현대차가 주도적으로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치와 행정의 피해를 시민들이 보고 있다. 현대차가 나서달라"고 건의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은 "광주시는 중앙정부에 명분 없는 예산 타령으로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광주글로벌모터스에 근무하는 정치권, 행정기관 관계자를 퇴진시킬 것과 시장흐름에 밝은 전문가 영입으로 낮은 임금으로 싼 차를 만드는 하도급 공장에서 고부가치, 고임금으로 소규모 독자제품을 생산하는 미래가치 확보와 M&A를 추진해야 한다"며 "튼튼한 민간 기업에 매각하라는 민생당의 주장에 광주시가 마땅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기에, 결국 현대차에 건의문을 전달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준비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어떤 회사인지 모르는 시민들이 절대 다수라는 것을 느꼈다"며 "시민들은 이제 정치와 행정에 대한 불신을 넘어 무관심하기 때문에 소수의 정치 집단이 생존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이걸 바꾸는데 언론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무관심을 해결 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 언론에 있다"며 "언론의 위대함은 감춰진 것을 들추는 것과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며, 왜 감춰져야 하는지를 해석하는 것에 있다"고 호소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시작한 이날 행사는 이관승․김정기 공동대표의 호소문, 광주선언, 박대우 위원장의 현대차에 바라는 건의문 전달순으로 진행되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민생당 대표단은 이후 5.18국립묘지 참배와 전남 지역의 중소기업을 찾는 민생 탐방, 정세진단과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집담회, 전북 지역순회 등 1박 2일 간의 일정을 이어간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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