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추도식서 공개 발언 대신 SNS 통해 소감 남겨
[더팩트ㅣ김해=강보금 기자] "보고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보고싶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정권은 주기적으로 바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상식이 없는 사람 같아 우려스럽다. 국민들이 노무현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더 짙어진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거행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참여한 60대 남성은 추도식을 관람하고 나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번 추도식은 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첫 공개행사 일정인 동시에 취임 이후 5년 만의 방문이었기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또 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여야 정계 인사와 지방선거 후보들이 얼굴을 비췄다. 이날 오후 3시까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추모객만 1만2000여 명에 달했다.
대전에서 아침 일찍부터 채비를 하고 추모를 하러 온 60대 부부 내외는 "문 전 대통령은 5년 임기 동안 나라를 잘 돌봤다고 생각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도덕적으로 정부를 이끌었다고 본다"면서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을 그리워했던 만큼 문 전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이 많이 그리웠을 것"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대구에서 온 50대 여성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조용히 살고싶다고 언급했던 문 전 대통령이 더욱 말을 아끼는 것 같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아도 국민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갖고 있는지 알기에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추도식에서 공개 인사말을 생략했다. 퇴임 이후 고향인 경남 양산으로 귀향해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 문 전 대통령의 의향과 6.1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성때문으로 읽혀진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님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약속을 지켰다. 감회가 깊다"며 "아내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리운 세월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늘 깨어있는 강물이 되어 결코 바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처럼"이라고 게시했다.
한편, 이날 추도식 이후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추모객들 사이에서 작은 소란이 빚어졌다.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문 전 대통령 및 내빈 등의 묘역 참배 동선과 추모객의 출입 동선이 겹쳐 추모객들의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남양주에서 자원봉사를 신청해 추도식을 찾은 20대 여성은 "코로나 이전까지 노 전 대통령님의 추도식을 찾아왔지만 코로나로 멀리서 오기 힘들었다. 오늘 몰린 인파는 마치 노 전 대통령님께서 살아생전 때와 비슷했으리라고 상상해 본다"면서 "안전하고 아름답게 추도식을 끝까지 마무리하고 오늘 봉화마을을 찾은 분들의 가슴에 뜨거운 강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얻고 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13주기 추도식의 주제를 '나는 깨어있는 강물이다'로 정하고 약 1시간 가량 추도식을 엄수했다.
추도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진복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참여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해찬·유시민 전 재단 이사장이 참석했으며,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당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국회의원 등이 함께 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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