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각 지역들 '정치 셈법'…민주당 '개인기' VS 국힘 '경선후유증 수습'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지역 여야 기초단체장들 간 대결구도를 짚어봤다. 민주당은 현역 구청장들의 약진을 기대하는 모습이며,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 영향 등을 등에 업고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형국이다.
해운대는 홍순원(민주당) 김성수(국민의힘) 예비 후보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정치 새내기 김성수 예비후보가 파란을 일으키며 본선 진출에 입성했다. 그는 전직 경찰 출신으로 이번에 처음 정치에 입문했다. 그런데 갑과 을지역 전직 광역·기초들과 경선 경쟁에서 연달아 우위를 선점, 본선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잔뼈 굵은 전직 의원들이 지역구와 교감이 전혀 없는 탓에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망이 반영된 여론이라는 평도 공존한다. 이에 본선에선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없고 있는 홍순원 예비후보가 그간 표밭을 다져온 만큼 이들 간 경쟁력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당선인이 60.87% 득표율을 얻어 부산지역 16개구군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지역이어서 '당 대 당' 대결구도로 가면 김 예비후보가 좀 더 유리하다는 평도 나온다.
동구는 최형욱(민주당) 예비후보와 김진홍(국민의힘) 예비후보 간 대결구도로 잡혔다. 여야를 아우르는 정무적 감각과 함께 지역 밀착형 스킨십을 꾸준히 해 온 최 예비후보는 주민들의 지지가 높다. 반면 김 예비후보는 초량2구역 재개발사업 구역 한 부지를 매입한 뒤 자녀에게 증여한 사실을 두고 땅투기를 한 게 아니냐는 등 설왕설래가 많다. 경선 과정서 2위를 차지하고도 가산점을 받아 본선에 진출한 만큼 당내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해 지지 결집 또한 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그럼에도 부산에서 보수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동구의 경우 대선 이후 '보수 훈풍'이 불면서 이들 간 대결 향배는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연제구는 이성문(민주당)과 주석수(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치열한 접전이 진행 중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는 이 후보는 재선 가도에 불을 지피고 있다. 임기 초기 반바지 패션도 보여주며 기존 틀에 박힌 정치인 모습을 탈피하면서 주민들의 지지를 꾸준히 쌓아오고 있다. 법조인 출신답게 원칙 등을 강조하면서도 가정을 1순위로 삼는 구정 운영 철학도 공직 사회에서 공감을 얻으며 대중적 인기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선거전략으로 진보당 노정현 부산시당위원장과 연대의 필요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주환 의원-김희정 전 의원 계파 간 내홍이 끊이질 않는 연제구의 경우 단수공천을 받은 주 후보는 당초 당내 경선 불협화음이 예상됐다. 이에 무소속 구청장 출마도 거론되고 있던 안재권 전 시의원이 시의회로 선회하면서 표면상으론 갈등이 봉합된 듯 하다.
부산진구와 서구의 후보들 간 리턴매치도 주목도가 높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 맞붙었던 서은숙(민주당), 김영욱(국민의힘) 후보가 부산진구청장 자리를 두고 다시 한번 맞대결을 벌인다. 부산진구의 경우 부산의 표심 바로미터로 불리는만큼 지선의 격전지 중 격전지다. 김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 서 후보에게 1만8944표 차이로 석패한 바 있다. 다만, 이른바 '문풍(문재인 바람)' 영향을 크게 받은 지난 선거와 분위기가 영 다르다. 대선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57.65%, 이재명 후보는 38.60% 득표율을 각각 얻었다. 이번 지선은 크든 작든 대선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에 김 예비후보는 설욕을 벼르고 있다. 경선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며 부산진구 출신 전‧현직 시의원과 구의원 40여명이 지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 갑과 을 당협위원장들이 굳걷히 자리하고 있어 지지층 결집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재임 기간 지역 표심을 꾸준이 다져온 서 후보의 현직프리미엄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는 그간 3040세대 소통을 꾸준히 여성 정치인으로서 강점을 충분히 발휘했다는 평을 받는다.
서구는 공한수(국민의힘), 정진영(민주당) 후보들 간 맞대결이 다시 성사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득표율 차이가 불과 3.57%이지만 당시 이른바 '문풍(문재인 바람)' 도 이겨낸 공 후보는 수성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선인이 60% 득표율을 기록하며 과거보다 보수 성향이 좀 더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도구는 김철훈(민주당) 김기재(국민의힘) 후보가 경쟁을 벌인다. 김 후보는 현직 구청장 재임 때 커피산업클러스터 구축 추진으로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이 커 주민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체육회부회장 출신으로 지역 봉사활동으로 민심을 다져왔으나, 경선 불협화음으로 불거진 당내 분열을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따라 승패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41.61% 득표율을 자랑한 만큼, 이 지역은 민주당 표밭도 그리 나쁘지 않기에 당내 지지층 결집을 이뤄야 하는 게 당장 풀어야할 숙제다.
남구는 박재범(민주당) 오은택(국민의힘) 후보가 경합을 벌인다. 박 후보 역시 현직이자 지역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의 지원 사격까지 받으며 지역수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당선인이 59.17%의 득표율을 자랑한 반면, 이재명 후보가 37.62% 득표율에 그쳐 정치 지형 자체가 그닥 좋지만은 않다. 오 후보는 이 틈을 파고 들고 그동안 지역 기반을 잘 닦아왔다. 구민들과 스킨십이 남다른 그는 연이은 당내 경선 승리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지난 지선 때 이른바 '문풍'에도 굳건히 견디며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당선된 인물이기도 하다.
수영구는 박병염(민주당) 강성태(국민의힘) 후보들 간 경쟁 구도로 잡혔다. 박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 현직 프리미엄을 지닌 강 후보와의 대결이 쉽지 않다는 게 지역 정가의 전언이다. 그도 그럴만 한게 단수 공천을 받은 박 후보에 반발한 곽동혁 전 시의원도 무소속으로 출마 선언을 하며 사실상 내부 분열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곽 후보 역시 현역 시의원 출신으로 지역 기반을 잘 다져왔다는 평을 받는데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선인이 60.82% 득표율을 자랑할만큼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이 지역서 민주당은 지지층 분열이라는 악조건까지 안고 있다. 이밖에 지역 곳곳서 강 후보의 구정 운영에 대한 비토가 나오고 있으나 이또한 큰 변수로 작용할 지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사상구는 신상해(민주당) 조병길(국민의힘) 후보 간 본선 경쟁을 치른다. 고교 동기이자 시의회, 구의회 등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행보를 펼쳐온 이들의 대결에 관심이 높다. 세번째 사상구청장 선거에 도전하는 신 후보는 지역 교감이 뛰어나며 상대 후보보다 인지도면에서 앞선다는 평이다. 또 그간 선거 패배에 대한 동정여론도 형성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 입성을 위해 사상의 산업구조 재편과 같은 스마트 시티 완성 등 공약으로 내세워 표밭을 다지고 있다. 조 후보 역시 30여년 간 공무원 생활을 해오며 공직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어 지지층 결집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강서구는 노기태(민주당) 김형찬(국민의힘) 후보들이 한판 승부를 벌인다. 3선 도전장을 낸 노 후보는 정치·행정·상공계를 누비며 정치 이력을 쌓아왔다. 부산서 그나마 민주당 텃밭으로 좋은 지역인지라 3선 수성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부산시 건축주택국장, 도시균형재생국장, 건설본부장을 맡은 도시계획 전문가인 자신만의 강점을 알리고 있다. 정치 신인이지만 정년을 7년 앞두고 퇴직해 출마한 만큼 지역구 내 3040세대를 상대로 2029년 가덕신공항 건립 등 공약을 내걸고 표밭을 확장하고 있다.
사하구는 김태석(민주당)과 이갑준(국민의힘) 후보가 서로 붙는다. 김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40%대 득표율을 얻어 표밭만큼은 그리 나쁘지 않다. 그래서인지 상대당의 경선 후유증의 여파에 따라 선거전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애기도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전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 출신 이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컷오프 확정된 조정화 전 구청장의 지지를 받으면 본선에 진출했다. 이에 사하을 당협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의 최측근 인사인 노재갑 전 시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며 당내 분열 또한 예상된다. 공천 후유증 수습 여부에 따라 여야 후보들간 당선 당락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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