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르장머리’은 발언 유감, 전·현직 비서진 비리 의혹 두 차례 사과, 친동생 처벌은 ‘침묵’, 보건환경연구원 보도 무마 청탁 ‘악의적 근거 없는 비방’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2018년 이용섭 광주시장이 취임 두 달쯤 됐을 무렵이다.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공론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광주시청 3층 시장실을 찾아가 이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시민모임과 비서진, 청원경찰들의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는 소란이 일자 이 시장이 직접 나서 "사전에 시장하고 상의해야지, 언론에 가서 발표하면 시장이 만나야 하는 거예요?"라면서 "그런 버르장머리를 어디서 배운 거예요?"라고 따져 물으며 막말을 내뱉었다.
이 시장의 ‘버르장머리’ 발언은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시민모임과 참여자치21을 비롯한 25개 회원 단체가 가입해 있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이 시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 시장은 5일 뒤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버르장머리' 발언은 "일부 정제되지 못했다"며 유감만 표명한 체 사과는 하지 않았다.
시장 취임 1년 6개월이 지난 2020년 1월에는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참으로 죄송합니다"는 사과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검찰이 광주시와의 관계에서 편의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이 시장에게 알선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호반그룹으로부터 계열사 아파트 건설 현장에 철근 납품 기회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친동생 이모(65)씨를 불구속 기소한 때였다.
이 시장은 '민간공원 수사 결과의 진실은?'이란 제목을 붙인 이 글에서 "저 자신도 무척 당황스러웠다"며 "앞으로 주변 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이 씨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시장은 2년 전과 달리 침묵했다. 참다못한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은 성명을 내어 "이 시장은 동생의 알선수재 의혹 실형 선고에 대해 도의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 시장이 최소한 동생의 비위 행위에 대한 관리 부족의 책임에 대해 시민들에게 도의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며 "이것이 다시 한번 광주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는 시장 후보자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직격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지금껏 사과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자신의 전·현직 수행비서들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자 이 시장은 "비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고 사과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지난 5일 TV조선은 광주광역시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이 페이퍼컴퍼니인 영세 의료기기 도매업체로부터 코로나 진단 시약을 수차례에 걸쳐 수의계약으로 체결하고 1년에 24억원을 납품받은 의혹을 보도하면서 이 시장이 ‘감사를 지시하겠다’며 보도 무마 청탁한 의혹을 보도했다. 이 시장은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비방전"이라며 맞섰다.
이 시장은 "행정안전부 지침을 바탕으로 연구원장의 책임하에 진행한 것으로 17개 시도 중 13곳이 동일한 내용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며 "시장으로 재직 시 시가 진행하는 사업이나 계약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시장의 주장과는 달리 근거는 분명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긴급’으로 유령회사와 다름없는 의료기기 도매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긴급’은 말 그대로 즉시 필요한 것이다. 수의계약 체결 후 3~4개월 뒤에 납품이 이뤄진 사실에도 광주시는 해명자료에도 이 같은 사실은 적시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당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취재기자에게 ‘보도하면 퇴직해서까지 가만두기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이 시장이 전화를 걸어 전화를 걸어 ‘보도 무마 청탁’을 한 것이라고 한다. 이 시장이 기자가 보건환경연구원에 관련된 취재를 어떻게 알게 됐을까? 그리고 곧바로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었을까? 광역시장이 산하기관에서 벌어진 사건을 가지고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 무마를 청탁한 사례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 시장이 다급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이 시장은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비방전"으로 몰고 갔다. 그가 취재기자에게 했던 말은 "한 번만 봐 주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하려는가?"였다.
시민단체와 광주시민들은 "우리가 이렇게까지 사과를 원하는 데 안하시련가요?"라며 이 후보의 공식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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