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 본인 차량 번호 숙지 지시도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개인 소유 벤츠 차량이 불법주정차 단속에 적발된 부산의 한 구청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단속무마를 종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0일 <더팩트>는 이 같은 사실이 담긴 최진봉 중구청장과 공무원 간 대화 녹취록을 확보했다. 앞뒤 맥락없이 편향된 글로 풀어낼 수도 있다는 오해의 소지를 애초에 차단하기 위해 일부 통화 내용이 아닌 1분 20초 동안 서로 나눈 대화 내용을 찬찬히 정리했다.
지난해 5월 녹취된 내용을 보면 최 구청장은 "(이런) 공무원 XX들이 어디있노. 구청장 번호가 '0000' 번호다. 외우기도 얼마나 좋은데(웃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공무원은 "하여튼 우리가 매일 지나가면서 한번 봐도 깜빡깜빡 하거든요. 청장님 제가 바로 말씀드릴게요"라고 답했고, 곧바로 최 구청장은 "지금 전화해서 물어보이소"라고 지시했다.
최 구청장은 이어 자신 차량이 불법주정차 단속에 걸린 시간과 장소를 자세하게 알려줬다. 그러면서 "그래, 그래, 직원들에게 청장들 (차량)넘버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얘기를..."이라고 말하자, 공무원은 "근데 하다보면 깜박하거든요. 제가 바로 얘기 할게요"라고 했다.
최 구청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그런 적 없다"면서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최 구청장이 지시한 단속무마가 실제 이행됐다면 사법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부산경찰청 한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면 공전자 기록 위변조, 직권남용 권리 남용 등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가 가능하다. 다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죄명을 법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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