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 경작하겠다고 농지 취득 후 주차장으로 사용…부안군에 이용료도 요구
[더팩트 | 부안=이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희수 전북도의원이 부안 일대에 소유한 농지에 대해 농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농사를 지어야 하는 땅인데도 불구하고 김 도의원은 취득 후 현재까지 방치했고, 주차장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다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논으로 원상복구 시켰다.
3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김희수 도의원은 지난 2017년 2월 아내와 공동명의로 부안군 변산면에 있는 2255㎡ 규모의 전·답을 9억3000만 원에 사들인 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듬해 이 지역은 관광 개발호재로 들썩였고, 김 도의원이 소유한 농지도 1년여 만에 공시지가가 무려 44.5%가 상승했다.
인근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김 도의원이 보유한 논은 도로와 붙어있는 해수욕장 진입로이기 때문에 상권 중심에 위치해 있다. 만약 농지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면, 실거래가는 수십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처음부터 농사가 목적이 아닌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실제 구입 당시 김 도의원은 제출한 영농계획서에 ‘잡곡’을 짓겠다고 밝혔으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김 도의원은 전북도의회에 입성한 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부안군을 상대로 자신의 농지 매입을 종용하거나 심지어 사용료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안군은 이러한 김 의원의 요구를 모두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팩트> 취재가 시작되자 김 도의원은 그동안 주차장으로 사용했던 해당 농지를 농기계를 이용해 논으로 원상복구 시킨 뒤, 전체 면적에 대해 휴게음식점 등으로 사용한다고 부안군에 농지전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부안군 관계자는 "농지 취득 후부터 현재까지 연속적으로 농사를 짓지 않은 부분을 확인했다. 김희수 도의원을 상대로 (농사를 짓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며, 이후 농지처분 의무 부과 등 최대한 빠르게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면서 "김 도의원이 농지에 농사가 아닌 휴게음식점을 만들기 위해 신청한 농지전용 허가에 대해서는 반려 시켰다"고 말했다.
농지 매입 후 농사를 짓지 않는 등 농지법 위반 사실을 발견하면 소유자에게 농지처분 의무를 부과하고, 이후 1년 이내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 다시 청문 절차를 거쳐 이행강제금 부과 등 처분 명령을 내리게 된다. 실제 전북의 한 단체장의 경우 지난해 농지법 위반 시비가 휘말리자 해당 농지를 바로 처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희수 도의원은 "해수욕장 관광지 인근이라 펜션 사업을 위해 해당 농지를 구입했다. 이후 2018년 6월에 도의원 당선되고 의정 활동 때문에 농사를 짓지 못해 부안군과 협의해 주차장으로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농지법을 살펴보면 선출직 의원 기간에는 농사를 짓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있어, 올해는 해수욕장 관광객을 상대로 휴게음식점을 운영하기 위해 논으로 다시 원상복구 시킨 뒤 농지 전용허가를 신청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김희수 도의원의 해명을 증명해줄 수 있는 어떠한 공문서도 존재하지 않으며, 부안군은 해당 농지에 대해 ‘경자유전’의 원칙이 실현될 수 있도록 행정처분 외에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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