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경남=강보금 기자] "기표소 안에 설 때까지 고민하다가 겨우 한 표 행사하고 나왔다. 특히 이번 대선에는 투표에 대한 국민의 참여도가 높은 것 같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본 투표날인 9일 오전 10시쯤 경남 김해의 한 투표소 앞에서 80대 할머니들이 정자에 모여 앉아 투표 후 소감을 나누고 있었다.
김모(81)씨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투표를 해야 한다. 사전투표 때는 투표소 앞으로 길게 줄을 설 만큼 사람이 많았는데, 본 투표날은 지정된 투표소가 있어서 한가롭게 투표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옆에 있던 정모(78)씨는 "원래 장유에 살고 있는데, 외동에 볼 일이 있어 왔다가 투표를 하러 갔더니 지정 투표소가 아니라서 투표를 하지 못했다. 나 한 표쯤이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다음 투표를 기약해야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경남 지역의 투표소들은 사뭇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투표를 하러 오는 유권자들이 대다수인 반면, 생업에 종사하다 잠시 짬을 내 한 표를 행사하러 바삐 오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김해 한 전통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50대)는 "잠시 가게를 맡겨두고 투표소를 찾았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음 대통령은 서민경제를 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사람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대선에는 만 18세 이상의 학생 유권자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경남에서는 약 7700여 명의 학생 유권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투표소 인근 도로에서는 청소년YMCA로 구성된 '청소년이 직접 뽑는 청소년모의투표운동 경남본부'가 마련한 만 18세 미만 청소년 모의투표소가 설치돼 있었다.
모의투표소 담당자는 "청소년도 국민이며, 동시에 내일의 시민이 아닌 오늘의 시민인데 아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참정권 확대를 위해 이러한 행사를 마련했다"며 "다른나라의 경우 학교에서 이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청소년 정치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는 일반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 뒤인 오후 6시부터 7시반까지 투표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인 B(30)씨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집에서 자가격리 중인데다 몸 상태도 좋지 않다. 더구나 사전투표 때 확진자 투표 과정에서 허술한 관리 등의 사례가 많이 발생해 우려가 크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뽑을 사람도 없어 쉽게 포기하게 됐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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