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면허취소 징계자 영전, 현직 6개월 짜리 잦은 자리 이동 "엿장수 맘 인사” 비아냥도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전남순천시의 2022년 1월1일자 상반기 인사는 노조, 허씨, 해룡 출신이 특혜를 받는 허석 시장의 자기사람 챙기기 인사라는 인사평이 중론이다.
또 현직에 부임한지 6개월만에 다시 자리를 이동하는 잦은 전보와 음주로 면허취소와 3개월 정직 징계자를 하향 전보 대신 오히려 영전시킨 것으로 드러나 허석 시장의 임기말 인사가 무원칙하다는 비판이 시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30일 내년도 상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4급 2명, 4급 직무대리 1명, 5급 승진 1명, 5급 승진의결 10명, 6급 22명, 7급 26명, 8급 35명 등 모두 97명을 승진시키고 289명을 전보했다.
시는 승진 인사의 경우 후보자 명부 순위를 기본으로 업무성과, 격무부서 근무자, 성별과 소수직렬 등을 고려했고 민선 7기 후반기 인사인 만큼 조직안정과 사업의 완성도에 중심을 두고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시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청 안팎에서는 공무원 노조 출신이 대거 승진하고 허씨와 해룡 출신이 우대받는 인사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우선 순천시노조위원장인 김 모씨는 주사보에서 주사로 승진, 총무과에 보임됐다. 시 노조는 지난 8월말 코로나19 방역에 고생하는 시청 공무원들에게 1인당 20만원의 위로금(일명 가족친화프로그램)을 집행부에 건의했고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여 추경예산에 편성했다가 전국적인 망신을 샀던 주역 중의 한 사람이다.
김 씨는 또 순천시시설관리공단 설립 공청회에 찬성측 패널로 참석하는가 하면 집행부의 실책에는 눈 감아주고 시의회 의원들에 딴지를 거는 식으로 시장 참모역을 자임하고 있다는 일부 노조원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노관규 전임 시장 때 파면을 당했다가 복직한 전 공무원 노조위원장 출신 김 모씨가 별량면장으로, 함께 파면 징계를 받았던 이 모씨는 신설된 공공시설과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됐다.
특히 이 모씨는 전임지인 상수도과 팀장 근무 당시 시장 측근의 세를 업고 실력자 행세를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던 인물이다.
이와함께 허 씨 성씨를 가진 허 씨 라인의 잇따른 영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허 모씨의 경우 자치혁신과장으로 재직중 지난 6월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를 받아 자치혁신과장으로 온지 6개월만에 7월 정기인사에서 체육시설관리소장으로 하향전보를 당했다. 그는 이어서 전남도의 인사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아 한동안 자리를 비워야 했다.
허 소장은 당연히 체육시설관리소장으로 눌러앉거나 하향전보를 받아야 하는 당사자임에도 인구 5만이 넘어 한 때 국장자리로 보임하자는 논의가 됐던 해룡면장으로 영전했다.
해룡 출신인 허 소장의 경우 허 씨라는 이중의 우대장치가 작용해서 징계에 따른 하향전보를 피할 수 있었고 내년 지방선거에 보은해달라는 허 시장의 의도적 배치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7월 인사에서 순천만보전과장에서 별량면장으로 옮긴 또다른 허 모씨도 별량면장 취임 6개월 만에 상수도과장으로 영전했다.
허 씨 라인의 영전은 지난해 허 모씨(여)의 순천만관리센터 소장(국장)으로 승진할 때도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해룡이라는 지역적 배경도 영전할 수 있는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번 인사에서 징계라는 악재를 뚫고 영전한 허 모 해룡면장을 비롯 해룡출신 채 모씨의 잇따른 중요 보직 중용도 빼놓을 수 없다.
채 과장은 6급 때 비서실을 거쳐 사무관 승진과 동시에 해룡면장에 임명된데 이어 회계과장, 총무과장 순으로 핵심자리에 잇따라 임용됨에 따라 시장의 복심으로 떠오른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채 과장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지는 동료들도 적지 않아 해룡이라는 지역을 뛰어넘는 뒷배가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노조, 허씨, 해룡 이외에 6개월 짜리 인사가 많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앞서 언급한 두 허 씨의 6개월 인사 이외에 조 모씨의 6개월 짜리 인사도 입살에 오르고 있다.
그는 체육진흥과장에서 보건소장 직무대리로 발령난지 6개월만에 이번에는 생태환경센터 소장(국장)으로 승진과 함께 영전했다. 신임 조 소장은 6개월 뒤에 퇴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 소장 임용은 업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승진의 맛이라도 보라는 보은성 인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같은 허 시장의 인사에 대해 ‘업무는 뒷전이고 시혜를 베푸는 인사권 남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퇴직 공무원 L씨는 "인사원칙이 무너졌다기 말하기에 앞서 인사원칙이 아예 없는 것 같다"고 비판하고 "시민들이 시장을 뽑을 때 엿 장수 맘대로 인사를 해도 된다고 위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현직 공무원인 K씨는 "허석 시장이 임기 말을 맞아 내년도 지방선거에 대비한 확실한 라인을 만들려는 의도가 드러난 자기사람 심기가 도를 넘어보인다"고 혹평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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