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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행정 왜 이러나? 청렴도, 3년 연속 꼴찌 이유는 ③
순천시가 최근 국가권익위가 조사한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 5등급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를 포함, 3년 연속 청렴도 꼴찌이기에 순천시 행정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DB
순천시가 최근 국가권익위가 조사한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 5등급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를 포함, 3년 연속 청렴도 꼴찌이기에 순천시 행정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DB

③청렴도 추락...시장의 오너 리스크가 주된 요인, 공무원 온정주의도 한 몫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전남 순천시가 최근 몇 년 동안 청렴도에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순천시는 국가권익위가 조사한 청렴도 평가에서 올해 평가를 포함, 3년 연속 최하위 5등급 성적표를 받았다.

국가기관인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는 시민과 민원인을 상대로 한 외부평가와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내부평가로 이뤄진다. 올해 평가에서 외부평가는 지난해 4등급에서 한 등급 내려앉은 5등급이었고 내부평가는 4등급으로 종합평가에서 5등급이라는 꼴찌 평가표를 받았다.

올해에는 부패사건에 의한 감점요인도 없었고 눈에 띄게 지적당할 만한 대목도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인 성적이라는 게 순천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순천시 청렴도 담당 부서 공무원은 "올해 청렴도 평가에서 3등급 정도를 내심 기대했는데 허탈하기 짝이 없다"고 한숨 지었다. 그는 이어 "권익위 평가잣대가 잘못 됐는지 아니면 순천이 평가위원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것이 아닌지. 이렇다 보니 백약이 무효 같다"고 푸념섞인 반응을 보였다.

어쨌든 공무원들은 어디다 얼굴을 내놓고 다니기 민망하다는 반응이고 시민들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클린 상징 팔마비와 생태도시 무색

순천시장 당선자는 시 조례에 따라 직무 첫날 청렴의 상징 팔마비를 참배하고 청렴 의지를 다지고 있다. 또 팔마비는 전남도 지정 문화재로 명맥을 이어오다 지난 4월 보물 2122호로 지정돼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격상되기도 했다. 팔마비라는 상징물 이외데도 순천은 생태와 문화, 교육도시로 각인되면서 클린 정원도시로 전국에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연이은 청렴도 꼴찌 성적표는 청정한 생태도시 이미지에 걸맞지 않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시민 김 모씨(연향동, 57)는 "연이은 청렴도 꼴찌를 보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는 갈대숲과 국가정원으로 대표되는 생태숲에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쓰레기 더미를 쏟아놓은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식의 극단적인 대비로 순천시의 낮은 청렴도를 비판했다. 한 마디로 팔마비와 생태도시가 눈물짓고 있다는 반응이다.

시 자체 분석과 다른 시민 반응 ‘허 시장 오너 리스크’

순천시 청렴도를 담당 공무원은 낮은 청렴도 평가와 관련, 생태도시라는 점에서 건축과 개발 관련 인허가 상의 제약 요인과 깐깐한 심사 과정 등에서 민원인들로부터 불만을 살 수 있다고 나름 그럴싸하게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지난 5월 코로나 상황에서 8명의 공무원이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점 등이 부정적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시민들의 반응은 일면 수긍하면서도 전혀 다른 시작으로 접근하고 있다. 일단 허석 시장이 1차적인 요인이라고 지목한다. 일반 대기업으로 비춰보면 ‘오너 리스크’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국가보조금 편취(사기)사건으로 시장 취임 때부터 계속해 검찰과 법원 재판에 불려다닌 것을 꼽을 수 있다는 것이다. 1심에서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에서 현재를 2심 재판을 받으면서 간간히 언론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허 시장 송사 건이 아니더라도 허 시장의 행정 스타일과 비선 실세 그룹의 발호 등도 내‧외부 청렴도 평가에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시재생사업과 오천동 푸드트럭 사업, 120억대 사업인 별량면 어부십리길 개설사업 등 크고 작은 사업에 비선 실세와 친인척 관련설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을 재정비하느라 비선 실세들을 챙기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내 대단지 아파트 인‧허가 남발을 비롯한 가든마켓 개설과 연향뜰 개발, 순천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등 반대자들의 의견을 외면한 채 무리한 추진도 내외부 청렴도 평가에 연결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허 시장 임기를 겨우 6개월여 남긴 상황에서 신규사업에 깃발이라도 꽂아놓겠다는 식의 무리수로 받아들이는 다수 시민의 의문을 사면서 부정적 평가를 재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허석 순천시장이 경전선 순천~광주 구간 전철화 사업의 지중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국토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현장설명회 당시 시 관계 공무원들이 불참하는 등의 업무 소홀로 지중화 대신 지상으로 관통하는 노선으로 추진되면서 순천시가 비판을 받고 있다. /더팩트DB
허석 순천시장이 경전선 순천~광주 구간 전철화 사업의 지중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국토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현장설명회 당시 시 관계 공무원들이 불참하는 등의 업무 소홀로 지중화 대신 지상으로 관통하는 노선으로 추진되면서 순천시가 비판을 받고 있다. /더팩트DB

허 시장의 공무원 온정주의 부작용 – 정작 공무원들은 등돌려

우선 공무원들의 일탈이나 부정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나 일벌백계를 찾기 힘들다는 게 순천시 안팎의 지적이다. 오로지 공무원에 대한 온정주의로 내편 만들기에 올인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평까지 받는다.

순천~광주간 경전선 전철화 사업 예비타당성 현장조사(2019년 6월26일)에 순천시가 불참 하는 등 대처 소홀로 순천시 도심구간이 지중화가 아닌 지상관통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과 관련, 관련 공무원을 문책을 했다는 소리는 없다. 허 시장은 오히려 국토부를 상대로 성토를 하면서 외부로 화살을 돌리기에 바쁘다.

해룡면 농주리 가야농장의 부분적 불법 조성과 관련해서도 가야농장주에 대한 도를 넘는 조사와 비난 기자회견, 고발 조치 등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지난 3년 이상 동안 묵인, 방조한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없이 어물쩍 넘어갔다.

특히 12억8000만여원이 투입된 정원산업박람회 관련, 최근 본사를 비롯한 여러 언론에서 지적했듯이 입찰비리와 순천시 공무원의 갑질 의혹 등에 대해서도 자체 감사를 실시한다든지 어떤 조치를 했다는 소식도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 의혹이 보도되면 통상 자체 조사를 통해서 결과를 내놓든지 아니면 간부회의 등을 통해 강도 높은 질책을 하는 것이 행정 최고 책임자의 자세이고 임무이다. 그럼에도 시간이 해결한다는 듯이 구렁이 담넘듯이 넘어가는 것이 순천시 행정의 단면이다.

허 시장의 공무원 프렌들리는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공무원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위로금(가족친화 프로그램 지원)을 지급키로 한 대목에서 절정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공무원 1인당 20만원 위로금을 지급키로 하고 모두 4억3900만원을 추경예산에 편성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중도 포기했던 사건도 청렴도 평가에 일정 부분 반영됐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허 시장은 공무원이 가장 큰 지지자고 원군이라는 정치공학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허 시장의 공무원 감싸기 태도는 일부 공무원들이 일은 하지않고 엉뚱한 짓을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기도 하다.

허 시장의 이같은 공무원 프렌들리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청렴도 평가는 박하기만 하다. 지난 2019년도 2등급에서 지난해 3등급, 올해 4등급으로 계속 하락한 것이 단적인 예이다.

내부 청렴도 평가는 공무원들이 행정을 하면서 보고 느끼는 분야인 인사와 예산집행, 인허가, 상하관계 등에서 부조리나 반칙이 개입한다는 인식의 반증일 수 있다.

일례로 허 시장은 공무원 승진과 관련 어떠한 금품도 받지않고 있다며 전임 시장들과 대비시키며 자랑하곤 한다. 하지만 승진 관련 금품을 받지 않는 것도 큰 진전이지만 그렇다고 공정하게 승진인사를 하고 있느냐는 별개라는 지적이다. 금품을 받지 않는 대신 승진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은 인사가 끼어들거나 내사람 심기가 도두라질 때가 적지않다는 인사평도 나오기 때문이다.

MZ세대 공무원과 50대 공무원간의 세대차

이같은 낮은 내부 청렴도 평가와 관련, 일각에선 순천시 공무원 구성원의 연령분포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시 공무원 구성이 40대 후반에서 50대 공무원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공무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중간 허리부분 공무원 층이 아주 얇다는 것이다. 신세대와 구세대를 이어주는 허리라인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 공무원들이 아주 사소한 문제에도 불만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이른바 ‘세대차’로 인해 내부 청렴도 평가에서 박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허석 시장 재직 3년 반 동안 세 차례나 연거푸 청렴도 꼴찌인 5등급이었다는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허 시장이 국가보조금 편취 사건으로 재판을 진행중이어서 내년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설혹 시장직에 다시 오른다 하더라도 ‘청렴도 꼴찌’ 시장이라는 꼬리표를 끊을 수 있는 담대한 변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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