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자택 인근서 숨진 채 발견…경찰, 부검 의뢰
[더팩트ㅣ윤용민 기자·포천=최용섭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및 로비 의혹 사건의 '윗선' 연결고리로 지목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66·포천도시공사 사장)이 10일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해 구속심사를 나흘 앞둔 상황에서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부검을 의뢰했다.
1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7시 4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유 전 본부장이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미 경찰은 오전 4시 10분께 유 전 본부장이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섰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던 중이었다.
조사결과 이날 오전 2시 7분에 집을 나선 유 전 본부장은 약 50분 뒤 인근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가 사는 아파트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떨어진 곳이다. 그러곤 4시간 30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자택에서 가까운 거리지만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갖고 나가지 않아 위치추적은 어려웠다고 한다.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이 유서 공개를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전날 유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씨는 2014년 8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그는 숨지기 전날까지도 포천도시공사로 출근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퇴근시간 무렵 비서실 직원에게 사직서를 맡기고 사직 의사를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한것으로 확인됐다.
포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사직서를 맡긴 것은 맞지만 접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주위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신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며 "유서 등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의 빈소는 이날 오후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 차려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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