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헌법 파괴 행위 막으려 저지른 범행…정당행위”
[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1980년 5월 군부 독재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던 김규복 목사(69)가 40여년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차주희)은 9일 계엄법 및 계엄 포고령 위반죄로 기소됐던 김 목사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김 목사는 연세대학교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 계엄사령부의 사전 검열을 받지 않고 유인물을 제작해 출판하거나 같은 학교 학생들 1000여명이 행진하는 시위에 참여하는 등 반정부 활동과 집회를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6개월가량 도주하던 김 목사는 중 1981년 체포돼 군사 재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전신학대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마친 뒤 빈들장로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다 2018년 은퇴했다.
이번 재심은 해당 사건을 다시 살핀 검찰이 지난 3월 청구해 재판부가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4조에 해당한다고 판단, 개시를 결정했다. 지난달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은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은 채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전두환 등이 12·12 군사반란으로 군 지휘권을 장악한 후 1980년 5월 17일 비상 계엄을 확대한 것은 헌법상 내란에 속한다"면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등에 관련된 행위 등은 헌법의 존립을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행위의 상황, 경위, 동기, 대상, 수단 등을 살펴볼 때 헌법의 수호자인 국민으로서 12·12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전후 발생한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해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에 해당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재판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동안 5·18민주화운동과 그 정신을 잃지 않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면서 "남은 생도 참된 민주주의와 민중의 해방을 위해 마지막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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