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잃은 슬픔에 잠겨 경황없는 유족들에게 장의용품을 시중가보다 높게 판매해 폭리를 취하는 악덕업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단속에 나서야 할 광주시와 도시공사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위탁사업자인 효령영농조합법인은 악덕업자들로부터 영업권을 침해받아 매출이 급락했다. <더팩트>는 장례지도사와 장의차 운전기사, 상조회사 등 악덕업자들이 유족들에게 봉안함과 명패 등을 알선하는 실태와 효령에 대한 도시공사의 갑질, 그리고 불법판매행위를 조장하는 현장을 취재해 다섯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 주>
언론에 제보한 효령에 보복성 행정제재 조치…외부업체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 지우려는 사전정지작업으로 비쳐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광주도시공사가 영락공원 위탁사업자인 효령영농조합법인(효령)에게 제공했던 ‘제례시스템관리’ 프로그램 접속 권한을 외부업체에 제공해 영업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일자 효령과 외부업체의 접속 권한을 회수하는 업무에 착수했다.
언론에 제보한 효령에게는 보복성 행정제재 조치 의혹을 낳고 있으며 외부업체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를 없애려는 사전정지작업으로 비쳐 논란이 예상된다.
2추모관 제례시스템 관리 프로그램은 명패에 담긴 고인(故人) 생몰 일자와 영정 사진, 유족 명단, 명패 추모 문구 등 관련 정보를 등록하고 유족이 추모관을 찾아 고인의 성명을 입력하면 제수상에 고인의 영정 사진이 영상으로 표출되는 시스템이다.
도시공사는 위탁사업자인 효령에게 2011년 제례시스템관리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지금껏 관리해 왔으나, 지난 3월 개인에게 접속 권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및 공기업 등의 내부전산망은 외부인의 접속을 차단하는 철저한 보완이 이뤄지고 있고 시스템을 관리하는 직원들도 접속과 관련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지 않을 만큼 비밀유지는 철저하다.
그러나 도시공사는 외부업체에 접속 권한인 아이디를 제공한 사실에 대해 ‘형평성’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펴고 있다.
영락공원관리사무소 이 모 부장은 "유가족의 선택권이라고 본다. 유가족이 외부업체에 주문을 하고 별도로 제작해서 입력을 요청한 것으로 본다"며 "그래서 형평성이라든가 선택권이라든가 독점규제들을 감안해 올해 초(3월)에 외부업체에게 아이디를 부여했다"고 해명했다.
이 부장은 이어 "아이디 제공할 당시 영락공원팀 내부 회의를 거쳐서 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부에 보고할 사항은 아니다. 그때 당시 팀장의 업무 권한으로 보이며 내부 회의를 거쳐 합의된 사항은 처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이디를 회수한 목적에 대해서 이 부장은 "언론에서 지적하니까 일단은 정식적으로 보고드리고 구두상으로 효령과 외부업체에 회수하겠다고 통지했으며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회수하는 부분은 아니다. 형평성을 고려하겠다는 뜻이다"며 "내부적인 회의를 거쳐 조만간 직원이 직접 입력하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내부 통신망을 관리하고 교육하는 일선 지자체 한 간부 공무원은 "내부 통신망 접속 권한은 직원들간에도 공유하지 않고 있으며, 유출이나 외부에 제공할 경우 징계를 피할수 없는 큰 문제이다"며 "통신망 접속 권한과 유출에 대한 교육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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