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잃은 슬픔에 잠겨 경황없는 유족들에게 장의용품을 시중가보다 높게 판매해 폭리를 취하는 악덕업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단속에 나서야 할 광주시와 도시공사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위탁사업자인 효령영농조합법인은 악덕업자들로부터 영업권을 침해받아 매출이 급락했다. <더팩트>는 장례지도사와 장의차 운전기사, 상조회사 등 악덕업자들이 유족들에게 봉안함과 명패 등을 알선하는 실태와 효령에 대한 도시공사의 갑질, 그리고 불법판매행위를 조장하는 현장을 취재해 다섯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 주>
직원 급여 주고 나면 부대시설 사용료 지급도 빠듯…도시공사 갑질에 '죽을 맛'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광주시 북구 효령동 4개 마을은 1999년 화장장과 매장 등 혐오·기피시설인 공원묘지를 유치한 대가로 광주시로부터 영락공원 내 장사(葬事)시설 부대사업 위탁 운영권을 넘겨받아 효령영농조합법인(효령)을 설립해 '영락공원 안에서' 봉안함과 묘비, 묘목, 명패 등을 판매해 오고 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장례지도사와 장의차 운전기사, 상조회사 등 악덕업자들이 유족을 상대로 봉안함과 명패 등을 알선하면서 효령의 매출은 급격히 하락했다.
효령이 제공한 2019년부터 2021년 9월 6일까지의 영락공원 2추모관 유골함 판매현황에 따르면 2019년 총 2670개 유골함 판매에서 효령은 522개(16%), 상조회사를 포함한 특정 장의용품 판매업체는 2670(83.60%)개를 판매했다.
2020년에는 총 판매된 4350개 가운데 효령은 1112(25.50%)개를 팔아 전년보다 두 배가량 늘었지만, 상조회사를 포함한 특정 장의용품 판매업체는 3238(74.40%)개 전년보다 568개를 더 판매해 효령보다 2배가량 더 많았다.
2021년 9월6일 현재 총 2507개 중 효령은 334(13.30%)개, 상조회사를 포함한 특정 장의용품 판매업체는 2173(86.60%)개를 팔아 효령보다 약 6배 이상을 더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령은 화장장 유치와 영농조합을 설립한 뒤 위탁 운영하는 수년간은 크지는 않지만, 조합원 개개인에게 작은 이익금을 배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직원 급여를 주고 나면 도시공사에 부대시설 사용료로 지급하는 연간 2500여만 원도 지급하기 빠듯한 실정이어서 장밋빛으로 보였던 조건부 위탁 운영은 허울뿐이라는 것이다.
이보다 더 속상한 것은 위탁받은 효령이 도시공사 직원들의 갑질과 인격 모독 등으로 상흔이 가슴 속 뿌리 깊게 뻗쳤다는 것이다.
효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동반적 관계보다는 갑과 을의 상하 관계이며 사람과 사람이 아닌 주인과 노예의 취급을 받아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하소연이었다.
효령 관계자 A씨는 "외부 업체에게는 내부전산망인 ‘제례시스템 관리’ 프로그램에 접속하도록 해 주면서 정작 위탁 운영자에게는 (유족)정보를 알려주지 않아 업무를 불가능하게 했다"고 말했으며 B씨는 "효령이 판매한 명패가 아닌데도 도시공사는 명패에 관련된 민원을 효령 측에 떠넘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C씨는 "코로나 사망환자가 있어 승화원과 식당 중간에 문을 빨리 잠그고 퇴근해야 한다"고 말하며 "유족들 앞에서 큰소리로 명령해 모욕감을 줬다"고 밝혔다. D씨는 "지난 7월경에는 열체크 안내 남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니 여기 서서 안내 좀 봐달라고 당부해 남직원의 업무를 대신했는데 여직원은 유족들로 가득찬 승화원 내에서 ‘네가 왜 여기서 이 일을 하느냐.’며 큰소리로 악을 써대 자괴감이 들어 한동안 힘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대해 영락공원관리사무소는 "그런 이야기는 알지 못한다. 효령과는 동반자적 관계이고 윈윈하는 협조적 관계이다"며 "효령의 매출을 위해 운영방식 조언 등 많은 업력을 쏟고 있다"고 해명했다.
forthetrue@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