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 안점순 기림비' 제막식도 열려
[더팩트ㅣ수원=김경호 기자] 수원시는 17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인 고(故) 안점순 할머니(1928~2018)를 추모하고, 기리는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을 개관했다. 이날 기억의 방 앞에 설치한 '용담 안점순 기림비' 제막식도 열었다.
기억의 방은 안점순 할머니의 생애를 기억하고,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되새길 수 있는 전시물로 채워졌다.
안점순 할머니의 사진과 증언, 피해 할머니들의 이름과 일본군에 끌려간 나이 등을 기록한 노란 조각을 모아놓은 김서경 작가의 작품, 시민의 기부로 제작한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돼있다. .
수원 평화나비가 지정기탁한 '용담 안점순 기림비'는 안점순 할머니의 생애를 새긴 좌대 위에 할머니의 흉상을 얹은 조형물이다.
이날 기억의 방 개관식·기림비 제막식에는 안점순 할머니 유족(장조카)와 염태영 수원시장, 이주현 수원평화나비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의 이름을 따서 만든 기억과 추모의 공간"이라며 "시민들의 기부와 봉사로 기림비, 용담 화단, 평화의 소녀상을 마련했는데, 시민들과 함께 이 소중한 공간을 채워서 더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안점순 할머니의 소망은 '사죄의 말 한마디'를 듣는 것이었는데, 그토록 원하셨던 한마디를 듣지 못하시고 우리 곁은 떠나셨다"며 "할머니께서 하늘에서라도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 주변에 있는 용담 화단은 지난 8~9월 고 안점순 할머니를 기리는 시민들이 조성했다. 용담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안점순 할머니가 생전에 좋아했던 꽃이다.
1928년 서울시 마포구에 태어난 안 할머니는 1941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3년여 동안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해방 후 긴 시간을 떠돌다가 1946년 고향(복사골)으로 돌아왔다.
홀로 지내던 할머니는 1990년께 조카와 수원으로 이사 왔고, 1993년 8월 막내 조카딸 신고로 끔찍했던 기억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할머니는 수요집회, 아시아연대회의 등에 참여해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4년 5월 수원 올림픽공원에 평화비(평화의 소녀상)가 세워진 후에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 지원 단체인 수원평화나비와 함께하며 평화 활동가로 활동했다.
안점순 할머니는 2018년 3월 30일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수원시는 당시 사흘 동안 수원시청 로비에서 안점순 할머니 추모 분향소를 운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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