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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행 지점장이 600% 고금리 사채 알선…거액 수수료에 성접대 '의혹'

  • 전국 | 2021-11-11 08:39
전북의 모 은행 지점장이 은행과 관계 없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공사 대금을 마련해 주기 위해 은행 신용을 이용해 불법 대위 변제 확약서를 작성했다. /전주=이경민 기자
전북의 모 은행 지점장이 은행과 관계 없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공사 대금을 마련해 주기 위해 은행 신용을 이용해 불법 대위 변제 확약서를 작성했다. /전주=이경민 기자

전북지역 곳곳에서 불법 고금리 사채가 활개를 치고 있다. 불법 사금융 현장에서는 세자릿수의 초(超) 고금리가 난무하고, 현직 은행 지점장과 세무사 사무장이 사금융을 알선하거나 운영하고 있어 도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팩트>에서 전북지역에서 판치고 있는 불법 사채 현장을 파헤쳐봤다. <편집자 주>

① 돈 급한 고객 상대 살인적 고금리 사채 알선한 은행 지점장

불법 사채업자에게 은행 신용 이용 ‘대위 변제 확약서’까지 작성

[더팩트 | 전북=이경민 기자] 전북의 모 은행 지점장이 고객을 상대로 현행법상 금지된 불법 사채를 알선을 일삼고 수억 원의 수수료까지 챙긴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그는 지점 명의로 은행과 관계없는 건설업체를 위해 무등록 대부업자에게 불법으로 수십억 원의 사채 보증까지 확약하거나, 사채 알선 대가로 수차례 성접대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가법상 금융회사 임직원이 사금융을 알선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A 지점장의 일탈 행위에 대해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 업체를 위해 은행 명의로 사채 보증

11일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A 지점장이 불법 사채업자에게 작성해준 ‘대위 변제 확약서’를 살펴보면, 그는 2016년 3월 14일께 B 부동산 개발업체의 공사 대금을 마련해 주기 위해 사채업자 C 씨에게 25억 원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B 업체가 25억 원을 갚지 못하면 자신의 은행에서 대신 갚아 준다는 확약서를 법인도장을 날인해 사채업자에게 서류를 작성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 금융전문 변호사는 "A 지점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지점 법인 도장을 이용해 대위 변제 확약서를 작성한 것은 사금융알선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금융 알선하고 수수료 수억 원 챙겨

또 A 지점장은 불법 사채업자를 은행 고객인 C 부동산개발 업체에 알선해주고 1억5000만 원의 뒷돈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A 지점장으로부터 불법 사금융을 알선 받고 수수료를 입금해 준 C 업체 관계자는 "수수료를 A 지점장이 일감을 몰아주는 인테리어 업자 개인 계좌를 통해 입금했다. 또 A 지점장에게 로비를 위해 전주 신시가지의 한 유흥주점에서 수차례 성접대도 했다"고 털어놨다.

A 지점장이 성접대를 받은 전주의 한 유흥주점 인근과 성접대 비용 인터넷뱅킹 이체내역. /전주=이경민 기자
A 지점장이 성접대를 받은 전주의 한 유흥주점 인근과 성접대 비용 인터넷뱅킹 이체내역. /전주=이경민 기자

초 고금리 불법 사금융 알선...이자 못 견뎌 업체는 폐업

A 지점장은 세 자릿수의 초(超) 고금리로 불법 사금융도 알선했다. 2018년 1월, A 지점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D 씨에게 2개월 후 갚는 조건으로 14억 원의 사금융을 알선했는데, 이자가 무려 연이율 600%가 넘는 15억 원이었다.

특히 A 지점장은 살인적인 이자로 인해 D 씨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평소 알고 있던 지인을 D 씨가 운영하던 부동산 개발 회사 주주로 등록시켰다.

결국 D 씨의 회사는 초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폐업했다. <더팩트> 취재가 시작되자 A 지점장은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해당 은행으로부터 사직 처리됐다.

이 은행 관계자는 "A 지점장의 지속된 비위행위는 조직에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명예퇴직을 신청해 지점 입장으로서는 A 지점장을 한시라도 빨리 내보는 것이 이익이라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한 해명과 반론을 듣기 위해 A 지점장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미팅 중이니 나중에 다시 전화하겠다"는 답변을 뒤로하고 연락이 닿지 않았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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