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해 아동 학대 지시해 생명 빼앗아"...1심 징역 17년·2심 징역 10년 받은 뒤 파기환송
[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여자친구에게 자녀 학대를 종용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22년이 구형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백승엽)는 3일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A씨(38)에 대한 파기환송심을 진행했다.
A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자신과 연인 관계였던 B씨(38)에게 B씨의 자녀 훈계를 빌미로 수십 차례 걸쳐 폭행을 지시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IP카메라를 통해 B씨와 피해 아동을 보며 빨랫방망이, 고무호스, 빗자루 등을 활용해 강도 높은 폭행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죄가 더 무겁다고 판단해 A씨는 징역 17년, B씨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는 달리 자녀를 직접 폭행한 B씨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판단해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B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달 "이 범죄에 대한 공동정범인 만큼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씨의 징역 15년은 확정됐다.
이날 검찰은 "피해 아동에 대한 학대를 지시해 소중한 생명을 뺏었다"면서 "피해 아동의 아버지와 합의했지만 합의한 사정이 학대치사범행에 대해 유리한 정황은 아닐 것"이라며 징역 22년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해 아동에 대한 실제 학대 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만큼 양형이 지나치다고 보인다"면서 "B씨와 나눈 문자 등을 봐도 아이의 생활태도를 바꾸려고 했던 것이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A씨도 "무지하고 어리석었던 아이들 때문에 아이가 하늘의 별이 됐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아이의 마지막 모습이 보인다"면서도 "많은 것이 부서지고 망가졌는데 가족과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가기에 너무 늦은 처벌을 내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선고는 다음달 3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재판부 직권으로 피해 아동과 A씨의 대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A씨가 피해 아동을 향해 "공부는 사람이 하는 거다. 너 사람 아닌데 학교 가서 공부하면 뭐하냐", "너 나한테 맞으면 안 아프냐? 맞는 게 재밌냐"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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