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과정과 이유를 기록한 표지판 설치해야"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충남 천안시가 병천 아우내 독립만세 기념공원 내 설치된 조병옥 박사 동상을 철거한 가운데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가 동상 철거 과정을 기록한 표지판 설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26일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는 천안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철거된 조 박사의 동상의 재이용 금지와 철거 과정을 기록한 표지판을 설치해 역사적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밝혔다.
천안 출신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조병옥 박사는 1914년 흥사단 조직에 참여하는 등 주로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했으며 1927년에는 신간회 창립위원과 재정총무를 지냈다. 또 1929년 광주학생운동의 배후 조정자로 지목돼 수감 생활을 했다. 독립 후에는 정무부장과 내무부 장관을 역임해 1962년 대한민국 건국 독립장 훈장이 추서됐다.
하지만 이 같은 공로와 달리 독립 직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조 박사는 미군정 아래서 좌익세력 소탕에 앞장섰으며 제주 4·3 사건 당시 경찰의 전신인 경무부 총책임자로 서북청년단을 보내 민간인을 학살하는데 앞장섰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시는 지난 2009년 병천 아우내 독립만세 기념공원 내 '그날의 함성'이라는 3·1운동을 재현한 동상을 제작하면서 조 박사로 추정되는 인물을 설치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는 2019년 6월부터 조 박사로 추정되는 동상의 철거를 꾸준히 요구해 시는 지난달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동상을 철거하고 새로운 인물로 교체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는 "조 박사 동상 철거는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시는 조 박사의 철거된 동상을 단돈 150만원에 고물 처리했는데 이는 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향후 철거된 동상이 조 박사를 홍보하거나 미화하는데 쓰여진다면 전 시민적 저항에 나설 것"이라며 "시의 잘못된 판단으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과오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조병옥 동상 철거 전후 사진과 교체 과정을 기록한 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직도 시는 천안을 대표하는 인물로 조병옥 박사를 홍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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